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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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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이제 모든 방역규제를 다 해제했어. 말레이시아는 입국후 공항에서 신속항원테스트를 받아야 해. 비행기 타기 전에 이미 코로나 검사를 하는데 굳이 한번 더 하는 거지. 싱가포르는 도착 후 검사를 진작에 없앴거든. 게다가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화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가 있어. 클리닉과 화상으로 연결한 다음 자가진단키트로 스스로 검사하면 클리닉에서 검증을 해 주는 식이지. 비용은 만원. 이거만 하면 싱가포르 가는 비행기를 탈 수 있고 추가 검사는 없어. 바로 옆나라에서 이렇게 차이가 나니까 말레이시아는 코로나 검사로 돈 벌려고 한다는 뉴스가 나오는 거야. 민간업체가 계약을 맺어서 검사를 해서 그래. 한결같이 부패하고 엉망인 나라, 말레이시아라며 욕을 하려고 하는데 한국도 똑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비행기 타기 전에 PCR 검사, 도착 후 ..
"기사다운 기사", 이 말에 힘을 얻는다. 싱가포르의 권력 이동에 대한 기사를 썼어. 인구 600만의 도시국가, 김정은과 트럼프의 회담 전에는 한국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이 나라에서 수상이 바뀌고 말고 하는 이야기에 누가 관심있겠어. 조회수는 차마 밝히기 창피한 수준이고 평소 200에서 1000개까지 나오던 네이버 댓글도 달랑 네 개야. 그래도 괜찮…지가 않아. 내가 이 기사 쓰려고 얼마나 공부하고 시간을 쏟았는지 알면 조회수가 그러면 안 돼. 허탈한 맘으로 댓글을 보는데 이런 걸 발견했어. “이런게 기사다운 기사아닌가? 그냥 무조건 구글 번역해서 옮겨적으면 그게 기레기지 기자는 아니지 ㅉㅉ” 아… 그래도 내 기사를 읽고 거기에 들였을 품을 읽어 내는 독자들이 있구나 싶어 기뻤어. 내 기사 나가고 연합뉴스에서 “싱가포르 총리 후계자 낙점과정..
제가 여기 앉아도 될까요? 싱가포르 지하철의 앉는 자리 양쪽 끝은 모두 노약자석이야. 노인도, 임산부도, 어린이도, 몸이 불편한 사람 누구도 거기에 앉을 수 있지. 그런데 임신 초기에는 겉으로 봐서는 잘 표시가 안나잖아. 힘들고 조심해야 하는 시기인데도 말야. 겉으로 잘 표시 안나는 질병이 있어서 힘든 사람도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를 수 있어. 그래서야. 싱가포르에선 “May I have a seat please” 카드를 만들어 필요한 사람에게 배포하고 있어. 최소한 노약자를 위해 비워 놓자고 사회적 약속을 한 자리만큼은 필요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지. 난 좋은 아이디어라고 봐. 다들 사는 게 힘들다 보니까 지하철 자리 하나 가지고도 다툼이 일어나곤 하지만, 그래도 약자를 돕고 배려하는 건 인간성의 기본이잖아. 한국도..
블룸버그 코로나 회복지수는 왜 대만을 무시할까? 지난 3월말, 블룸버그가 코로나회복순위를 발표했어. 매달 발표할 때마다 순위가 바뀌는데 이번에는 노르웨이가 1등이네. 조사대상 53개국 가운데 홍콩이 꼴찌를 차지했어. 연초에 코로나 사망자가 너무 많이 나왔지. 중국도 48위로 최하위권.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에는 늘 최상위권이던 우리나라는 이번에 28위야. 27위는 한국 보수언론들이 연일 방역모범국으로 찬양하던 대만, 26위는 이제 위드코로나로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싱가포르야. 좀 이상하지. 우린 확진자 수가 연일 수십만이 발생하고, 대만은 3월까지만 해도 한자리 수를 유지했는데 순위 차이가 이렇게 안나니 말야. 블룸버그는 한국 보수언론과는 달리 방역을 잘하고 못하고를 판단할 때 확진자수와 사망자수 외에도 다양한 조건을 비교해. 백신 접종률, 여..
결혼은 미친 짓이야. 기사에 참조하려고 싱가포르 인구센서스 자료를 보다가 흥미로운 거 몇 개를 발견했어. 30세에서 34세 연령대만 보면 남자의 42%, 여자의 33%가 독신이야. 싱가포르 여자들이 국제결혼을 많이 하는 반면 싱가포르 남자들은 외국 여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게 9% 차이의 가장 큰 이유일 거야. 싱가포르가 다민족 국가라서 민족별 차이도 재미가 있는데 인도계가 독신이 가장 적고 중국계가 가장 많아. 두 배 이상 차이가 나. 이건 인도계의 경우 부모가 대충 짝을 정해주면 억지로라도 결혼을 하는 그들의 (미개한) 관습 때문이 아닌가 싶어. 출산률은 말레이계가 가장 높고 그 다름이 인도계, 중국계가 가장 낮아.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학력 수준에 따른 독신자 비율이야. 남자는 학력하고 큰 상관없이 독신자 비율이 거..
영화 어나더 라운드, 2022 최고의 영화 휴일 오후 뒹굴거리며 보다 곧바로 자세 다잡고 끝까지 진지하게 본 영화야. 등장 인물들이 나이 마흔인 것으로 나오는데 화면상으로는 나 보다도 열 살은 더 많아 보이는 것만 빼면 나무랄 데가 없어. 마지막 장면에 보여주는 재즈발레를 포함해서 주인공 마틴의 연기는 정말이지 남자인 나조차도 반할 수 밖에 없게 만들더라. 영화의 주제곡 What a life 역시 영화에 딱 맞는 좋은 노래라 몇번을 돌려 듣게 만들었어. 장르가 그래서 이 영화는 내 또래의 남자들이 좀 더 깊게 감정이입이 될 영화 같아. 맨 마지막에 “이다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는 글귀가 나오는데 그 사연이 좀 슬퍼. 감독이자 각본을 쓴 토마스 빈터베르의 고등학생 딸 이름이 “이다”인데, 덴마크 고등학생의 술문화 등 영화 곳곳에 이다의 경험과 조언..
달마야 놀자, 니들은 법당의 불상이 부처로 보이냐? 영화 에 이런 장면이 있어. 조폭들이 법당 청소를 하다가 부처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 하는 걸로 말다툼을 하게 돼. 그러다 불상바닥에서 메이드인 차이나를 확인하곤 중국 사람이라 결론 짓지. 그 과정에서 불상을 떨어트리고 부처의 귀가 떨어져 나가게 돼. 그 모습을 본 중들은 부처를 모독했다며 크게 화를 내면서 큰스님에게 조폭들을 당장 쫓아 내자고 해. 그때 큰스님이 이런 말을 하지. "부처님 귀가 떨어졌으면 다시 붙이면 될거 아니냐? 너희들은 그게 정말 부처님 귀로 보이더냐? 그게 아니면 니들은 법당의 불상이 부처님으로 보이냐? 아니, 그것도 아니면 너희들 지금까지 나무토막을 섬기고 있었냐?" “너희들 마음속에 부처님이 있거늘... 듣기 싫어!! 얼른 가 봐!"라며 오히려 중들을 나무라지. 난 이게 진짜 불..
난 그 중과 불교계, 그리고 그걸 보도하는 언론이 더 참담해 내가 개신교를 그렇게 비판하면서도 불교에 대한 비판을 잘 안하는 이유는 하나야. 개신교는 목사가 신도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클 뿐 아니라 그로 인해 목사부터 신도까지 알차게 썩어 있어. 게다가 쪽수까지 많은 그들이 떼로 몰려 다니며 이 사회 곳곳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 난 진심으로 그들이 한날 한시에 휴거 같은 거 했으면 좋겠어. 그들도 신앙을 걸고 바란다는 게 그거니까 서로 좋은 거잖아. 그에 반해 불교는 중들만 썩었어. 시줏돈이나 문화재 관리비 받은 걸로 지들끼리만 먹고 살기 바빠서 지들 밥통만 안 건들면 세상 일에 딱히 시비 걸지 않아. 그런 깍두기 정신, 좋잖아. 불교도들 역시 그 절이 용하다더라, 다른 절이 터가 좋다더라, 거기에 조상 모시고 후손이 잘됐다더라 따위의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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