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1)
소년원생 4명 탈출..하루만에 검거
(부산=연합뉴스) 부산시 금정구 오륜동 부산소년원(오륜정보산업학교)에서 보호처분을 받고 있던 원생 4명이 지난 18일 오전 집단탈출했으나 다행히 만 하루 만에 모두 붙잡혔다.
소년원에서 원생 4명이 집단탈출을 했단다.
왜 그랬을까?
그들은 어떤 잘못을 했기에 소년원에 갇혀 지내야 했으며, 소년원에서는 어떤 대우를 받았기에 탈출하려고 했을까?
하지만 기자는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년원생들이 탈출을 위해 쇠창살까지 절단한 것으로 밝혀진데다 달아난 소년원생 가운데 2명은 탈출 후 차량을 훔쳐 부산을 벗어나 경북 포항에서 2차례나 절도 행각을 벌인 뒤 대구와 경북 영양까지 도주한 것으로 확인돼 소년원의 허술한 원생관리와 경찰의 안이한 초동대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부산 금정경찰서와 부산소년원에 따르면 18일 오전 10시30분께 부산소년원 실습장에서 용접과 선반 등의 교육을 받던 A(18)군과 B(19)군, C(17)군, D(18)군 등 소년원생 4명이 절단기로 실습장 쇠창살을 끊고 빠져 나온 뒤 2.5m 높이의 철조망을 넘어 탈출했다.
당시 실습장에는 교사 김모(52)씨가 있었으나 이들이 실습장을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소년원측은 D군이 쇠창살을 끊은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등 4명은 일단 철조망을 넘어 탈출하는 데는 모두 성공했으나 A군은 탈출과정에서 다리에 부상을 입는 바람에 곧바로 현장에서 경비원 등에 의해 붙잡혔다.
탈출 당시 손에 심한 상처를 입은 B군도 소년원 근처 비닐하우스에 숨어 있다가 같은 날 오후 6시30분께 현장을 수색중이던 소년원 교사 등에 발각됐다.
그러나 C과 D군은 소년원 뒷산을 넘어 이날 오전 11시께 부산시 해운대구 반여동에서 주차돼 있던 1t 트럭을 훔친 뒤 경북 포항으로 달아났다.
이어 C군 등은 오후 6시께 포항시 남구의 한 주택에 들어가 현금 1만원과 흉기를 훔쳤으며, 오후 8시께는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 근처 금은방에 들어가 물건을 사는 것처럼 속여 10돈 짜리 순금 목걸이 1개를 훔쳐 대구로 달아났다.
C군 등이 몰던 트럭은 이날 오후 11시40분께 대구시 북구 칠성동 대구역 앞에서 영업용 택시를 추돌하는 바람에 멈춰섰다. C군은 출동한 경찰에게 사고현장에서 붙잡혔으나 D군은 사고현장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 타 현장을 빠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D군은 19일 오전 10시께 경북 영양군의 한 학교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잠복하고 있던 경찰에 붙잡혔으며, 소년원생들의 집단 탈출극은 만 하루 만에 무위로 끝났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의 탈출 직후 소년원측으로부터 신고를 받고도 신속하게 도주로를 차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C군 등이 훔친 차량을 몰고 부산을 빠져 나가 포항에서 2차례나 절도 행각을 벌인 뒤 대구에서 추돌사고를 낼 때까지 한차례도 검문검색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경찰은 초동대처가 허술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또 경찰이 특수강도 등의 전과가 있는 소년원생들의 집단탈출 사실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사 맨 앞 한 문장이면 되는 내용을 시간대별로 범죄소설 쓰듯 나열하는 대신 원생들 이야기를 한 줄이라도 넣어 주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탈출을 시도한 원생을 만나기 어려웠다면 함께 생활했던 다른 원생들의 이야기라도 들어 줄 수는 없었을까?
난 가끔 탈옥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내려 앉는다.
탈옥한 이들이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탈옥을 결심하도록 만든 게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이 겪었던 아픔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하는, 그들에게 감옥은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그들을 가둔 법은 과연 공정했을까
그들이 져야 했던 벌의 무게는 과연 합당했을까
그들이 겪은 수형 생활은 얼마나 인간적이었을까
하룻만에 다시 잡혀간 그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짐을 지고 힘들어 해야 할 지 걱정이다.
그게 온전히 그들의 잘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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