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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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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12. 콜럼버스의 관을 보며 그간 참았던 욕을 다 쏟아 냈다. 본격적인 세비야 여행을 위해 우선 살바도르 성당으로 갔다. 여기서 통합표를 끊으면 세비야 대성당까지 싸게 볼 수 있다기에 갔는데 나중에 비교해 보니 살바도르 성당이 더 나은 것 같다. 사람도 적고, 자유롭게 구경이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철창이 없어서. 세비야 대성당은 어지간하면 다 철창을 둘러 놔서 보는 게답답하거든. 4시에 히랄다탑 문 닫는다 해서 점심도 못 먹고 세비야 대성당으로 갔다. 히랄다탑 꼭대기까지 올라 갔는데 딱히 볼 게 없고 답답하기만 했다. 오히려 올라 가는 중간에 난 창에서 전망 보는 게 나았다. 사실 세비야 대성당의 경우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몇 번을 망설였다. 콜럼버스의 만행에 대해 익히 들은 바 있어서였는데 그래도 욕할 때 하더라도 보고 나서하는 게 낫다 싶어 들어 갔다. 과연 소..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11. 비행기 삯은 50유로, 체크인 수수료는 55유로. 론다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 가며 세비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론다에서 세비야 가는 도로의 양쪽은 절반이 해바라기밭 나머지 절반이 올리브 과수원이었다. 태양의 나라, 그리고 태양의 도시 다운 풍경이었다. 세비야에서 숙소를 구하려고 보니 여기도 마드리드만큼 비싸다. 관광객이 많은 곳은 호텔비가 비싸기 마련이다. 호텔은 진작에 포기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알아 봤는데 그것도 마찬가지. 그래서 선택한 것이 세비야에서 살짝 벗어난 도시, 토마레스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 버스를 타고 세비야 시내로 가려면 도시 경계를 넘어 30분 정도 가는데, 어차피 그 풍경도 여행의 일부라 여기는 별로 나쁘지 않았다. 대신 가격은 세비야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거실도 넓고 마당도 딸려 있다. 마드리드의 에어비앤비..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10. 미안하다 프리힐리아나. 난 론다에 빠져 버렸다. 네르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딱히 뭔가를 보러 다니지 않아도 되는 도시라서 좋았다.아침 먹고 바닷가 가서 산책하다가 커피 한 잔 하고, 그냥 쉬고…그래도 어렵게 온 여행이니 마냥 퍼져 있을 수만은 없어서 다음 목적지를 정해야 했는데 세비야로 가기로 했다. 구글맵을 켜서 봤더니 네르하에서 세비야에 가려면 바로 가는 건 없고, 말라가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그런데 말라가에서 세비야로 가는 길에 론다가 보였다. 난 방송에 나와서 유명해진 그런 장소로 여행가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그런덴 일단 사람이 많고, 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환상이 그곳에 가서 실망으로 바뀔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에서 론다가 소개된 후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고 하던데 난 딱히 끌리지않았다. 하지만 ..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9. 산토리니 안 가도 된다. 프리힐리아나에 다녀 왔으니까. 그라나다에서 알함브라 궁전을 본 후 다음 일정을 정해야했다.위로 가면 코르도바, 아래로 가면 네르하. 대부분 코르도바를 권하더라. 오랜 역사의 유물이 많은 중요한 도시라고. 네르하는 유적 하나 없는 그냥 바닷가 휴양지라고. 그래서 정했다. 네르하로.마드리드, 톨레도, 그라나다에서 역사적인 유적지는 이미 충분히 봤다. 결정적으로 우리가 스패인 유적에서 뭘 느낄 수 있는 기본 소양이 부족하다. 게다가 여행 시작하면서 매일 같이 걷는 거리가 하루 2만보가 넘는다. 지금은 유적지가 아니라 바다가 필요한 때다 싶었다. (코르도바 호텔 가격이 네르하의 두 배라서 그런 게 아니다. 쿨럭) 만족한다. 이처럼 예쁜 백사장은 본 적이 없다. 작고 동글동글한 자갈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아무 것도 안 하고 바다만 바라 봐도 ..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8. 아이폰 인물모드가 이런 거였어? 전 날 늦게 도착해서 헤매느라 체크인도 하지 않아 아침 일찍 일어 나서 정식으로 체크인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남아 동네 한바퀴를 도는데 위치는 제일 좋은 곳이었다. 호텔 바로 앞이 그라나다 대성당, 투어 모임 장소도 바로 코 앞.......투어? 맞다. 가이드 투어! 이번 여행의 컨셉은 말 그대로 우리 부부만의 배낭여행이고, 대부분의 일정은 하루 전에 정해서 움직이는 걸로 했다. 그렇게 하니까 마음이 가는 곳에서는 좀 더 오래 머물며 여유롭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 여행 중에 만나는 사람들 조언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하고. 레알마드리드 축구 관람이 그렇게 즉흥적으로 이뤄진 거였다. 미리 정해진 건 마드리드 입국, 바르셀로나 출국 정도. 거기에 하나 더, 알함브라 궁전 투어. 여긴 3개월 ..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7. 그라나다에서 노숙을 할 뻔 했다. 마드리드 다음 여행지는 그라나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됐는데 낮에 축구를 본 관계로 버스는 다섯시 삼십분에 출발하는 걸 탔다. 그라나다는 마드리드보다 숙박비가 싸서 호텔을 예약했다. 그것도 시내 한 가운데 있는 걸로. 가는 동안 버스에서 푹 자고 그라나다에 도착하면 숙소에 짐 풀고 그라나다 밤거리를 걸어 다닐 생각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뭐 하나 계획한 대로 되는 건 없다. 버스에서 내리니 밤 열시가 넘있다. 주위는 어둡고 날씨는 추워서 어서 빨리 호텔에 짐 풀고 라운지에서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택시를 타고 금방 도착한 곳에는 호텔 간판만 있을 뿐 들어가는 문이 보이지 않았다. 건물을 한바퀴 돌아도 호텔 로비 같은 건 보이지 않고 호텔 간판 옆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혹시나 해서메일을 ..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6. 레알마드리드의 마드리드가 그 마드리드였어? 마드리드의 관광지는 솔광장을 중심으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모여 있어서 천천히 산책을 하며 돌아 보기 좋았다. 솔광장, 스페인광장, 왕궁, 마요르광장을 두루 돌아 다니다가 산미구엘시장을 발견했다. 유명세에 비해 특별한 것은 없지만 술값 싸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많아서 숙소로 돌아 가기 전 마지막 장소라 여기고 주저 앉았다. 주문을 하고 적당한 자리에 대충 끼어 앉아서 식사나 음료를 하는 곳인데, 스페인 애들 몇몇은 동양인과 섞이지 않으려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스페인을 여행하는 동안 생각보다 여러 곳에서 인종차별로 느껴질 만한 그런 경험을 했지만, 그런 것에 기 죽을 나는 아니다. 가볍게 차가운 미소를 던져 주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거북손, 조개, 문어 등을 조금씩 (여기는 타파스 ..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5. 프라도 미술관 무료 관람이라니...... 톨레도 여행을 마치고 마드리드로 돌아 와서는 곧 바로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은 8시에 문을 닫는데, 6시부터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두 시간이면 우리 같은 미술 문외한은 충분히 보고도 남을 시간이다 싶어 일부러 그 시간에 맞춰서 갔다. 여행 마지막 일정으로 파리가 있어 그 때 이틀 동안 루브르 박물관을 포함해서 미술관 투어만 할 예정이었기에 여기서는 가볍게 둘러 보는 정도만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무료 입장 30분 전부터 미술관 바깥에는 무료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서 있었다. 무료 입장이지만 매표소에서 무료입장권을 받아서 입구로 들어 가는 식이라 그 긴 줄 끝에 서 있던 우리는 입장하는 데만 30분 가까이 걸렸다.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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