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3) 썸네일형 리스트형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4. 그 실수가 내게 큰 교훈이 되었다. 마드리드에서 첫 날을 보낸 다음 날, 톨레도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 오기로 했다. 도시 국가 싱가포르에 살다 보니 마드리드 같은 대도시에는 큰 흥미를 못 느끼겠더라. 특별한 일정표 없이 움직이는 여행이라 톨레도행을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 좋았다. 딱 내 취향의 도시였다. 그냥 15박 16일을 여기서 보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랬다면 프리힐리아나나 론다에서의 환상적인 경험은 없었겠지만. 이건 스페인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 중에 내가 저지른 갖가지 실수를 정리하는 글이니까 톨레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자. 다만 추천해 주고 싶은 코스는 있다. 톨레도 대성당을 보고, 산 마르틴 다리를 건넌 후 파라도르 호텔의 카페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톨레도 풍경을 바라 보는 것이다. 스페인의 바에서는..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3. 마드리드에서 길을 잃다. 경유지 이스탄불에서 간단한 시티투어를 마치고 스페인 마드리드로 이동을 했다.대부분의 대도시들이 그러하듯 마드리드도 지하철이 잘 되어 있다.어지간한 곳은 지하철로 이동이 가능하다. 숙소가 시내 관광지와 좀 떨어져 있기 때문에 공항에서 내리자 마자 지하철 10회 이용권을 사기로 했다.그런데 이 과정에서 좀 헤맸다.어지간하면 다 카드를 쓰려고 현금은 100유로짜리로만 가지고 있었는데, 발권기는 100유로짜리는 이용이 안 됐다. 유인판매소는 아예 없고, 카드로 사려고 하니까 자꾸만 오류가 발생했다.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카드로 결제할 때 비밀번호를 넣으라고 나오는데 설정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굳이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내 경우였다.그걸 모르고 계속 여섯자리 비밀번호를 눌렀으니 카드를..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2. 공항이라고 다 같은 공항이 아니다. 여행 일정상으로 터키 이스탄불은 스페인을 가기 위해 경유하는 곳일 뿐이다.하지만 터키항공응 체류시간이 6시간을 넘길 경우 투어이스탄불이라는 무료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버스를 타고 시내 관광지 중 한 곳을 다녀 오는데 버스, 가이드, 간식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 된다. 우리가 이스탄불에 체류하는 시간이 9시간 정도.충분히 시티투어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비행기 연착 안되고, 입국 수속 후 시티투어 부스를 찾아 가는데 헤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구글로 투어이스탄불 프로그램을 검색 했다.다들 만족도가 높다며 꼭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었다.프로그램 운영 시간과 위치까지 다 확인해서 노트에 적어 놨다. 터키 이스탄불에는 오래 전 오마이뉴스 행사 때문에 가 본 적이 있다.그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국적인 풍경..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01. 비행기 표는 일찍, 호텔은 늦게 일 년전 오늘, 아내와 둘이서 15박 16일의 스페인 여행을 떠났다. 다녀와서 제대로 된 여행기를 써 볼 생각으로 가는 곳마다 있었던 일들을 노트에 꼼꼼히 기록해 두었다. 그런데 다녀 와서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여행기를 쓰지 못했다. 일 년이지난 지금 새삼스럽게 여행기를 쓰는 건 좀 그렇고, 대신 여행 과정에서 겪었던 몇가지 (흠… 몇가지가 아닐 텐데) 실수를 정리해 보려 한다. 오늘은 먼저 비행기 표를 구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 보자. 여행은 5월이었지만 계획은 1월부터 세워 놓았다. 결혼기념일에맞춰 가는 여행이고, 4월 보너스를 받아야 갈 수 있는 여행이었으니까. 그래서 1월에 비행기 표를 미리 검색했다. 구글과 스카이스캐너를 이용해서 표를 검색했다. 출발지는 싱가포르, 목적지는 스.. 퍼스에서의 마지막 날, 드디어 졸업식 첫번째 글에서 이야기 했듯이 이번 퍼스 여행은 퍼스에서 공부한 큰 딸 예경이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간 것이었다. 섬이나 사막은 그냥 덤이었다는 거지. 그래도 돌아 보면 그 덤이 워낙 실속이 있어, 졸업식 같은 계기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찾을만한 곳이 퍼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퍼스에서의 마지막 날은 예경이 졸업식에 참석하는 게 일정의 전부였다.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초청장이 필요한데, 한 사람당 두 장이 나왔다. 참석하는 이가 더 있어서 초청장이 필요하면 돈을 주고 사야 했다. ‘졸업식 참석을 위해 돈을 내라니… 참 정나미 떨어지는 학교로군’ 했는데 이유가 있었다.졸업식은 강당에서 하는데 졸업식을 마치면 정원에서 졸업파티가 이어진다. 파티에 간단한 음식은 물론이고 술이 무제한으로 제공이 되는.. 피너클스 사막에서 별을 보기로 했다. 퍼스 여행 나흘째, 드디어 피너클스 사막에 가는 날이다.사실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다닐 수 있는 퍼스에서 애초에 렌터카를 이용하려 했던 것도 피너클스 사막에 가기 위함이었다.하지만 운전면허증을 가져 오지 않은 탓에 사막으로 가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리는 일일투어를 이용하기로 했다.보통의 경우는 아침에 가서 모래언덕에서 썰매를 타고, 남붕국립공원에서 캥거루도 보고, 바닷가 산책도 한 뒤 피너클스 사막을 둘러 보고 오는 게 일반적인 일일투어의 코스다. 하지만 우린 썰매도, 캥거루도, 바닷가 산책도 다 관심없고 오로지 피너클스 사막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길 원했기 때문에 오후에 출발해서 사막의 별을 보고 밤에 돌아 오는 저녁코스를 선택했다.사막에서 보는 별, 이거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지 않는가. 하지만.. 로트네스트 섬에서 길을 잃다. 퍼스 여행 사흘째, 이제서야 겨우 여행다운 여행을 하게 됐다.퍼스에서 배로 30분 거리에 있는 로트네스트 섬으로 가기로 했다.로트네스트 섬은 자전거를 타고 섬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며 해변에서는 수영과 보트를 즐기는 작은 휴양섬이다. 페리는 퍼스에서도 제일 예쁜 곳으로 꼽히는 프리맨틀에서 타는데, 숙소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휴일에는 24달러 티켓을 구입하면 두 명이 기차와 버스를 하루 종일 탈 수 있기 때문에 우린 티켓 두 장을 사서 넷이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돌아 다니기로 한 거다. 프리맨틀에서 페리를 타고 로트네스트 섬에 도착한 다음 자전거를 빌렸다.그게 고생의 시작일 줄이야.로트네스트 섬은 예쁘고 자전거 길도 잘 되어 있지만, 한 여름 (12월은 남반구에 있는 호주의 여름이다) 태양은 뜨겁고 그걸 피할.. 퍼스, 여행지가 아니라 그냥 살고픈 동네 퍼스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예경이가 살고 있는 집으로 먼저 갔다. 예경이는 지난 3년 동안 할머니 혼자 사는 집에 방 하나 얻어 살았다.그림을 그리는 할머니는 예경이는 손녀처럼 잘 대해줬고, 덕분에 우린 다 큰 딸 남의 나라에 혼자 보내 놓고도 큰 걱정없이 지낼 수 있었다. 집은 그냥 평범한 호주의 단독주택이었다.조그만 마당이 있고, 거기에 화단이 꾸며져 있으며 앵무새도 한마디 키우고 있었다.예경이 방은 혼자 쓰기에 적당한 크기에 창으로 햇볕도 잘 들어와 밝은 느낌이었다. 집은 바다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갑자기 변한 기후에 적응 못해 감기 기운이 있는 나는 잠시 쉬기로 하고 아내와 아이들은 바다로 갔다.그리고 집 근처 바다에서 다른 휴양지에서도 건지지 못한 인생샷들을 잔뜩 찍어 왔다.바다는 예쁘고, 하늘..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