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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11. 비행기 삯은 50유로, 체크인 수수료는 55유로.

론다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 가며 세비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론다에서 세비야 가는 도로의 양쪽은 절반이 해바라기밭 나머지 절반이 올리브 과수원이었다. 태양의 나라, 그리고 태양의 도시 다운 풍경이었다.

 

우린 배낭여행객이라 어디든 갈 수가 있다.

 

세비야에서 숙소를 구하려고 보니 여기도 마드리드만큼 비싸다. 관광객이 많은 곳은 호텔비가 비싸기 마련이다. 호텔은 진작에 포기하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알아 봤는데 그것도 마찬가지. 그래서 선택한 것이 세비야에서 살짝 벗어난 도시, 토마레스에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

 

버스를 타고 세비야 시내로 가려면 도시 경계를 넘어 30 정도 가는데, 어차피  풍경도 여행의 일부라 여기는 별로 나쁘지 않았다. 대신 가격은 세비야가격의 절반도  된다. 거실도 넓고 마당도 딸려 있다. 마드리드의 에어비앤비 숙소에 비하면 대궐이다.

 

여기도 마찬가지인게 주인은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우린 스페인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그러니 서로 서로  웃기만 한다. 좋다. 

 

토마레스의 숙소, 마당 있는 집.

 

세비야 가는 버스가 시간에 맞춰 다닌다고 해서 주인에게 버스 시간표 받았다. 토마레스에서 세비야까지는 시외버스, 거기서 시내버스로   갈아 탔더니 바로 황금종탑 근처다. 풍경이 멋져서 강변의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과 맥주를 시켰는데 비싸고 맛은 없고…… 스페인 와서 처음으로 스페인 음식이맛이 없을 수도 있다는  깨달았다.

 

세비야 대학을 가로질러 스페인 광장까지 걸어 갔다. 스타워즈의 촬영 장소로도 사용되었다는 건물인만큼  눈에도 멋있게 보였다. 김태희가 광고를 찍었다는 장소에서 아내가  있으니 아내가 서른 일곱 배는  나아 보인다. 쿨럭.

 

스페인 광장에서 만난 태양의 여신.

 

광장 곳곳에서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공연과 연주를 하고 있었고, 가장 좋은 자리에서는 플라멩고 팀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라나다에서 플라멩고 공연을보지 못한  아쉬웠는데, 스페인 광장의 무료 공연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가난한 배낭여행객 주제에 팁을  넉넉히  정도로.

 

스페인 광장에서 펼쳐지는 플라멩고 공연

 

메트로폴 파라솔에 노을 보러 가려다가 힘들어서 산타크루즈 지구 오래된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여기도 그냥 그럭저럭. 스페인 서부  음식하고 내가잘  맞나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면 여행이 길어 지면서 스페인 음식에 질리고,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거였다.

 

식사  길을 돌아 서니 세비야 대성당  앞에 보였다. 조명을 받아 예쁘고 무지 컸지만 우린 이미 충분히 취해서 그냥 택시 타고 숙소로 돌아 갔다. 호텔에 비해 에어비앤비 숙소가 불편한  너무 늦게 들어 가기에 눈치가 보인다는 거다. (집주인이 함께 사는 경우)

 

스페인 광장
스페인 광장

 

느긋하게 자고 아침에 일어나 마지막 남은 햇반과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그리고 마당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바르셀로나 가는 비행기 시간을 확인했다. 이 때 확인을 안했다면  실수를  뻔 했다.

 

유럽은 저가항공사가 많다. 이제까지는 줄곧 버스를 이용해서 움직였지만 세비아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이동은 비행기로 하기로 했다. 가방은 하나씩 들고타고, 좌석 선택  하고, 보험을 비롯해  어떤 옵션도 선택하지 않으니 비행기값은 50유로.  정도면 싸다 싶어 구입을 했다.  후로 가방  추가해라, 좌석 선택해라, 바르셀로나에선 어디서 잘래... 따위의 메일이 쏟아져 들어 왔다. 죄다 무시했다.  그냥 50유로만 내고 바르셀로나  거란 말야.

 

그 중 하나,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하라는 메일이 왔다. 처음엔 그저 그런 광고 메일이겠거니 싶었다. 제일  가격에 좌석도 내가 정할  있는  아니니그냥 공항 가서 체크인을 하자 싶었다. 그런데 그랬다간 큰일날 뻔 했다.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면 55유로를 내야 한다는 안내문

 

시간도 남고  혹시나 해서 메일을 자세히 읽어 보니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면 55유로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비행기 값이 50유로인데, 공항체크인 수수료가 55유로란  말이    같지만  말도  되는 일을 당할 뻔 한 거다. 게다가 표는 출력을  오거나 앱에 담아 오란다.

 

부랴부랴 앱을 깔고 체크인을 했다. 둘이 합쳐 110 유로를 날릴 뻔 했다.

 

오늘의 팁

유럽의 저가항공이 많다. 그런데 잘 살펴보지 않으면 오히려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있다. 공항 가서 체크인을 하면 비행기 값 보다 더 비싼 수수료를 물 수도 있다. 미리미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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