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부산이고 지금 본가는 경남 진주에 있어.
아버지는 젊었을 때 통장, 새마을지도자 뭐 이런 거 하셨지.
양복점을 운영했는데 가게 한가운데에 “하면된다” 액자도 하나 있었어.
이쯤에서 짐작하겠지만 평생을 그 쪽 후보만 찍었어.
힘들게 살아 온 아버지가 불쌍해서 내 평생 한번도 반항이란 걸 안하고 살았는데 딱 한번 다툰 적이 있어.
박근혜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 때지.
난 이명박근혜당 때문에 경찰에게 두들겨 맞은 적도 있다고, 이번에 박근혜 되면 난 한국 안들어 간다고 했는데도 아버지는 박근혜 찍겠다고 하시더라고.
그 일 이후로는 누구 찍으라는 말 대신 투표일에 아버지 신분증을 숨기기로 했지.
지난 재외선거 끝나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어.
윤석열 대통령 되면 난 5년은 한국 안들어 간다고.
오마이뉴스나 페이스북에 내가 쓴 글 문제 삼아서 내가 잡혀갈 지도 모른다고.

두 분 다 며칠 전 사전투표를 하셨어.
어머니는 당연히 1번이었고, 아버지는 평생 처음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고 하시더라고.
어머니는 거기에 더해 진주 이모, 삼촌, 부산 고모, 같이 고스톱 치는 친구들한테까지 이재명 찍으라고 하셨대.
안 그러면 우리 아들 한국 못들어 온다고…
우리 동네는 한 표를 바꾸면 두 표가 되는 곳이야.
안 그랬으면 이명박근혜석열 쪽으로 갈 표였으니까.
벗들도 푸표한 걸로 끝내지 말고 투표할 사람 손 잡고 투표소 한 번 더 가줘.
투표시키고 밥 같이 먹고 오는 거지.
너 이번 선거 끝나고 한국 가고 싶어.
가서 벗들 만나고 싶다고.
'삶에 대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콩 사망자가 우리보다 아홉 배 더 많다. (0) | 2022.03.11 |
---|---|
20대 대선 결산. 이재명을 발견하다. (0) | 2022.03.10 |
윤석열 대통령 돼도 나라 안망한다는 이에게 (0) | 2022.03.08 |
여성공약 하나도 없는 윤석열의 10대 공약 (0) | 2022.03.08 |
윤석열 좋아서 찍겠다는 말 할 수 있어? 그건 차마 못하겠지? (0) | 2022.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