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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사과에 대한 첨삭지도

(2013. 5. 13)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서도 첨삭지도 들어 간다.
윤창중과 허태열까지는 편하게 했는데, 그래도 투표로 뽑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를 갖추어서 하련다.
어색하고 불편하더라도 (이러는 나는 오죽하겠나) 참고 다들 따라 오시길.

 


“지난주에 첫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미 일정 말미에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 서민 교수가 그러더군요.
이 건은 “1882년 한미통상조약이 체결된 이후 최악의 일” 이라고.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궁정동에서 총에 맞을 때 여가수와 여대생을 끼고 술을 먹었다지요.
그 당시에는 채홍사가 있어서 젊은 여자들을 술시중 시키러 청와대로 데려 갔다고도 하구요.
그 중에는 가정이 있던 여자도 있었는데 그 일 이후 가정이 파탄 났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 이번 일 보다 그 때의 일이 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벌써 30년도 더 지나간 이야기지만 대통령님의 아버지 이야기라서 그냥 생각이 났습니다.
아버지가 청와대에서 그런 일을 했으면 님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그런 쪽 일에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이번 일을 님이 저질렀다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님이 뽑아 쓴 사람이, 그것도 다른 직책도 아니고 청와대 대변인으로 뽑아 쓴 사람이 그런 짓을 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 대통령님께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윤창중의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습니까?
보수도 좋고, 측근도 좋고, 논공행상도 좋지만 사람 뽑아 쓸 때는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게 있고, 윤창중은 보수가 아니라 그냥 막말하는 극우라고 다들 말렸지만 님이 직접 뽑아 쓴 거잖아요.
인수위 구성 때부터.
대통령님이 사과해야 할 부분은 바로 그 지점입니다.
“이번 방미 일정 말미에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서” 님이 사과하는 게 아니라, (그건 벌써 두 번 했잖아요)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를 게 뻔한 놈을 끝끝내 고위공직자로 뽑아 앉힌 님의 잘못을 사과하라는 겁니다.
새 정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모두가 입이 닳도록 지적한 님의 인사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이번 일로 동포 여학생과 부모님이 받았을 충격과 동포 여러분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된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 문제는 국민과 나라에 중대한 과오를 범한 일로 어떠한 사유와 진술에 관계없이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사실 관계가 밝혀지도록 할 것입니다. 


=> “동포 여학생과 부모님” 그리고 “동포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를 왜 청와대 수석회의 자리에서 하는 겁니까?
청와대 수석들도 (광의의) 동포긴 하지만 함께 사과를 해야 할 사람들이지 사과 받을 사람들이 아니잖아요.
수석회의 자리에선 “단호히” 나무라고, 국민들에게 사과할 땐 앞에 나와서 제대로 사과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 안 합니까?
끝까지 그 자리에 앉아서 사과문을 전하기만 하니까 사람들은 님이 스스로를 대통령이 아니라 여왕이 된 걸로 착각하며 산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님이 그러니 사과하러 나온 놈들도 모두 국민들과 함께 대통령님께 사과하는 거구요.
그래요, 사실 대통령님의 사과는 별로 안 중요합니다.
사과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게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사실 관계가 밝혀지도록 할 것입니다” 라는 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건 발생 이후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나온 말 중에 제대로 된 진실이 과연 얼마나 있었습니까?
윤창중이 기자회견 안 했으면 민정수석실의 조사결과를 지금처럼 흘렸겠습니까?
윤창중이 같이 죽자 그러니까 너만 죽어라 하면서 “알몸”이었다고 밝힌 거 아닌가요?
윤창중의 도피에 대한 진실도 마찬가지 입니다.
윤창중과 이남기의 말이 완전히 다르고 곳곳에 헛점이 보이는 데도 민정수석은 더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답니다.
대통령님은 “한 점 의혹 없이” 하라고 했는데, 민정수석은 그깟 의혹 쯤이야 하고 있는 판국입니다.
이럴 때는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 겁니까?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모든 조치를 다 할 것이고, 미국 측의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입니다. 관련자들은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고,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 여기서 중요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라고 했습니다.
그 “어느 누구” 안에 대통령님도 속해 있는 거지요?
이남기를 비롯해서 모두들 윤창중이 도망 갈 때까지 님께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말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1882년 한미통상조약이 체결된 이후 최악의 일”이 대통령님의 방미 중 벌어졌는데, 사건 발생 24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님께 보고 하지 않았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습니다.
지금 다들 궁금해 하는 게 이겁니다.
윤창중의 도망에 대통령님이 어디까지 알고 있고 또 관여 했는가 하는 것 말입니다.
어차피 청와대가 저지른 일이니 청와대 자체적으로 아무리 조사를 하고 결과를 내 놓아도 누가 믿겠습니까?
그래서 야당에서는 청문회를 하자고 하는 겁니다.
님이 직접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했으면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방법부터 찾아야지 않겠스니까.
청문회 하시죠.
필요하면 대통령님도 청문회에 나오고. 어떻습니까?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서실 등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들도 모두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 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들이 자신의 처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자세를 다잡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공직 기강을 바로 세우고, 이런 일이 생기면 관련 수석들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건 꼭 이 일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그러해야 하는 일들입니다.
윤창중 말고 다른 수행원들도 막장 짓을 하고 다녔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은 제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일벌백계 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상황이 또 닥쳤을 때 어떤 식으로 위기 대처를 할 건가 하는 겁니다.
이번 윤창중 사건에 대처하는 청와대의 자세를 보면서 전 최소 앞으로 5년 동안은 어떠한 국지전 조차도 벌어지지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지만요)
지금 청와대의 위기 대처 능력을 보면 나라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서로 손발 안 맞고, 서로 비난하고, 보고도 제대로 안 되고, 잘못 된 판단에, 국민을 속이기까지…
윤창중 사건이야 심하게 쪽 팔리고 말 사건이지만, 정말 국가의 안위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겁니까?
청와대를 새로 구성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청와대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 못 됐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민정수석부터 사건을 축소하고 가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니 지금 청와대 인사들로는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궁 아니 청와대 밖의 제대로 된 머리를 빌려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국민 노릇 하기 이렇게 쪽 팔리기는 처음 입니다.
앞으로 5년을 어떻게 버텨야 할 지도 막막하구요.
대통령님께 국민들 걱정 해 달라는 부탁은 안 하겠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과 청와대를 걱정해야 하는 일만은 없도록 해 주시기 간곡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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