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질 때 주로 쓰던 작업용 멘트가 있다.
오늘 따라 예뻐 보인다.
이런 감정 처음이야.
넌 다른 여자들과 많이 다르구나
오빠 믿지?
그런데 이 정도 멘트는 누구나 다 하는 데다 서로 만나고 헤어지는 경우가 워낙 많다 보니 상대가 바뀌어도 같은 멘트가 나오면 식상하다.
“넌 다른 여자들과 많이 다르구나”
“ㅋㅋ. 지난 주에 했던 걔도 같은 말 했는데…”
이러면 서로 곤란 해지지 않겠는가.
오죽했으면 러브픽션에서 하정우가 공효진에게 이런 멘트를 다 날렸겠는가.
"난 여기 앉아계신 점잖은 신사분들 앞에서 저 여인을 고발하기 위해 이렇게 결례를 무릅쓰고 분연히 일어섰소! 고결한 인격과 활달한 미모를 갖춘 것도 모자라 절제된 지성과 안정된 유머감각으로 내 마음을 초토화시킨 저 여인을 베르테르로 하여금 죽음으로 이끈 그 치명적인 매력이라는 죄목으로 큐피드의 법정에 세우겠다는 말이오! 나를 밤마다 잠 못 들게 하고 그녀의 완벽함에 비교되는 내 부족함에 몸서리쳤으며 우아, 숭고, 희망, 기쁨, 평화, 매혹, 섹시를 제 것으로 하고 비천, 타락, 절망, 슬픔, 혼돈, 평범, 따분만을 내게 허락한 당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나는 당신에게 누구여야 합니까?"
이 정도 멘트까지는 현실적으로 힘들더라도 좀 더 독창적인 것 한두 개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원태연이 시인으로 뜨게 된 결정적 문장도 바로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이 멘트 때문이다.
이 참에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나오는 작업용 멘트 몇 가지 소개 한다.
아버님이 도둑이세요? (아니오)
그럼 어떻게 하늘의 별을 훔쳐서 당신 눈에 넣으셨죠?
응급처치 할 줄 아세요? (왜요?)
당신이 제 심장을 멎게 하거든요!
길 좀 알려 주시겠어요? (어디요?)
당신 마음으로 가는 길이요.
셔츠 상표 좀 보여주세요 .(왜요?)
‘천사표’인가 보려고요.
피곤하시겠어요. (왜요?)
하루 종일 제 머릿속에서 돌아다니니까요.
천국에서 인원점검을 해야겠어요. (왜요?)
천사가 하나 사라졌을 테니까요.
어떤가?
“오빠 믿지?” 정도 보다야 신선하지 않은가?
윤창중이 성추행 하던 날 인턴 직원에게 날린 멘트가 보도 되었다.
“너와 나는 잘 어울린다”
"오늘 내 생일인데 아무도 축하해주는 사람이 없다"
"외롭다"
욕을 안 들어 먹을 수가 없다.
얼굴이 안 되고, 몸이 안 되고, 성격이 안 되고, 매너가 안 되면 멘트라도 새로워야 하는데, 박정희 때 쓰던 멘트를 박근혜 때 써 먹는 건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그저 먹겠다는 심보다.
중년의 수컷들이 술집에 가서 돈 주고 여자들 하고 술 마실 때, 수컷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맞장구를 쳐 주고 웃어 주는 건 그 말이 웃기고 새로워서가 아니라 수컷들이 돈을 냈기 때문에 그러는 거다.
그것도 모르고 “내가 한 유머 하지” 하면서 으스대면 뒤에서 욕한다.
윤창중 역시 술집에서 저 딴 멘트로 성공한 경험을 밖에서 써 먹으려다가 개망신 당한 거라고 추정이 된다.
윤창중만 그런 게 아니다.
돈 있고 권력 있는 놈들은 주위에서 어쩔 수 없이 맞장구 쳐 주는 걸 진짜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정신 차리시라.
윤창중 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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