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탄의 클럽메드에 다녀 왔다.
빈탄은 인도네시아 땅이지만 싱가포르 자본이 리조트를 잔뜩 지어 놓은 고급 휴양지이며 교통편도 인도네시아 보다는 싱가포르에서 가는 게 훨씬 편한 그런 곳이다. 한국에서 가는 방법도 싱가포르까지 비행기 타고 와서 다시 배를 타고 가는 방법 뿐이다.
그 중에서도 클럽메드는 “올-인클루시브” 라는 소갯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숙박과 식사, 해양스포츠, 공연 등이 하나의 패키지로 묶여서 제공되는 최고급 리조트다. 일정을 따로 짜거나 뭘 먹고 마실 지 고민할 필요 없이 원할 때 원하는 걸 하면 되는 그런 곳이다. 뭘 하든 요금에 이미 다 포함되어 있다. 당연히 그만큼 비싸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이웃들이 먼저 다녀와서 좋다고 권할 때도 우리 같은 서민이 가기엔 사치스러운 곳이라며 애써 외면 했었다. 그런데 싱가포르를 곧 떠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오래 고민 안 하고 결정을 했다. 한국에서는 비싼 돈 주고 비행기 타고도 가는 곳인데 우리는 배 타고 쉽게 갈 수 있으니 그만큼 싼 게 아니냐는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빈탄의 고급리조트에 갔다 왔다는 자랑을 하려고 이런 민망한 글 쓰는 거 아니다. 예약을 하려다가 뜻밖으로 상당히 싸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돼서 공유하려는 거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여행사를 통해 비행기표와 함께 예약을 하게 되겠지만) 클럽메드는 기본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하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나라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느냐에 따라 같은 날짜 같은 패키지라도 요금이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내년 1월의 제일 저렴한 날을 기준으로 한국과 싱가포르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홈페이지 가격을 각각 비교해 보자. 공정한 비교를 위해 항공권과 페리를 제외한 순수 하루 숙박비만 기준으로 했다.
한국 : 748,800원 / 싱가포르 : 494,500원 (SGD613) / 인도네시아 : 345,800원 (IDR4,291,100)
인도네시아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예약할 경우 한국에서 하는 것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예약이 가능하다. 뭐가 잘못된 게 아니냐고? 나 역시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시도를 해 봤다. 인도네시아 사이트에서 날짜와 인원수를 정하고 예약 버튼을 눌렀다. 아무리 확인을 해도 한국의 반값 이하, 싱가포르 보다도 하루에 15만원이 더 쌌다.
한가지 문제라면 예약을 할 때 현주소를 입력하는 페이지가 나오는데 인도네시아 사이트에서는 인도네시아 주소체계를 따라 입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편번호를 넣으면 잘못된 정보라는 오류가 발생했다. 싱가포르는 우편번호가 여섯 자리 숫자인데 반해 인도네시아는 다섯 자리 숫자이기 때문에 생가는 문제였다. 그래서 간단하게 다섯자리 숫자만 넣고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 후 카드로 결제를 했는데 싱가포르에서 발행한 카드로도 아무 문제 없이 결제가 되었다.
결제를 한 후에도 나중에 리조트에 가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사이트만 바꿔서 예약을 했는데 하루에 15만원이 차이가 나고 거기에 4명이 2박 3일이면 120만원 차이가 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는 거지.
예약을 한 날 페리를 타고 빈탄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마치면 바로 클럽메드의 사무실이 보이고 거기서 예약 확인을 한 후 버스를 타고 리조트로 이동을 한다. 리조트에 도착했더니 한국인 직원이 우릴 발견하고는 바로 방으로 안내 해 줬다. 예약 사이트만 바꿨을 뿐인데 싱가포르 보다 30% 싸게, 한국 보다는 50% 이상으로 싸게 리조트에 묶게 된 것이다.
리조트에서의 경험은 다음 편에서…
(2017/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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