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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자들, 가만 보면 참 투명해. 본심을 감추질 못해.

작년 이맘때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전세계 뉴스신뢰도를 발표했을 때 미디어오늘이 그 소식을 전하면서 제목을 뭐라고 뽑았는지 알아?
“한국 뉴스 신뢰도, 드디어 ‘꼴찌’ 벗어났다”였어.


진짜야.
조사대상 46개국 가운데 공동 38위를 했거든.

 

뉴스 신뢰도는 이렇게 전세계 꼴찌 수준이지만 언론자유지수는 나름 상위권이야.
국경없는 기자회에서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한국이 아시아에서 1위야.
이명박근혜 때 세계 70위까지 떨어졌다가 문재인 정부때 확 다시 끌어 올렸지.

뉴스 신뢰도 꼴찌, 언론자유지수 상위권인 나라인 우리나라 기자들 입에서 언론탄압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성명이 나왔어.
서울민예총이 이른바 기레기라 불릴 만한 기자들의 캐리커처를 전시하고 있는 걸 두고 기자협회가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며 성명을 낸 거야.

 

난 또 윤석열이나 한동훈이 그들의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하고 기자한테 손해배상 청구한 거에 대한 반발로 성명을 낸 줄 알았어.
그게 진정한 언론탄압이잖아.

 

진짜 언론탄압에는 침묵하던 이들이 자기들 이름하고 얼굴 하나 꺼집어 냈다고 저렇게 발끈하네.
어떻게 염치도 없이 저렇게 본능에만 충실할 수 있을까?

성명 내용 중에 이런 대목이 있어.
“예술가들이 담아낸 내용들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기보다는 편협된 이념과 사상이 개입되어 그들과 다른 생각의 존재를 비하하고 악의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위 문장에서 “예술가” 대신에 “기자”, “예술작품” 대신 “기사”를 넣어서 다시 읽어 봐.

 

“기자들이 담아낸 내용들은 하나의 기사라기보다는 편협된 이념과 사상이 개입되어 그들과 다른 생각의 존재를 비하하고 악의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어때?
이른바 조국사태 당시 기자들이 쏟아낸 수만의 기사들에 대한 적확한 표현 같지 않아?
김정숙이 정식으로 대여한 샤넬 옷과 김건희가 대답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입고 있는 디올 옷에 대한 기자들의 기사는 또 어떻게 다른 지 이야기해 볼까?

 

서울민예총과 그 작가들의 작품과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보는 입장에서 다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들의 작품에 대한 기자협회의 대응은 참으로 유치하고 염치없는 짓이라고 말할 수 있어.

 

기자협회의 성명을 이번처럼 꼼꼼히 다 읽은 적이 한번 더 있었어.
2016년 헌법재판소가 ‘김영란법’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을 때 기자협회가 성명을 냈었지.

 

“‘김영란법’ 비판언론 재갈물리기 악용 안된다.”

더 이상 취재원에게 밥 못 얻어먹고, 돈 못 받게 된 기자들이 집단으로 성명을 낸 거지.
한국 기자들, 가만 보면 참 투명해. 본심을 감추질 못해.

 

난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남의 집 앞에서 뻗대다가 중국집 배달원에게 조국이 짜장면을 먹었는지 짬뽕을 먹었는지 물어보는 그런 기자들 만큼은 더 이상 꼴을 안 볼 수 있다면 좋겠어.

 

기자협회가 지금 해야 하는 건 씨알도 안 먹히는 성명 발표 말고 왜 너네들이 기레기 소리에 스스로 그렇게 익숙하고 편안한지 그걸 돌아 보는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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