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전 블로그

이성애주의자들에게 부탁 하나 하자.

(2017/08/27)

“이성애주의”란 말이 있다. 이성애를 주의 하자는 뜻이 아니라,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등과 비슷한 개념으로 오로지 이성애만이 옳다고 여기는 태도("이성애주의", Copyright (C)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적소수자사전>)를 뜻한다. (“이성애 규범성”이라고도 한다)
 
호모포비아가 동성애를 혐오하며 배척하는 수준이라면, 이성애주의는 이성애만이 옳으며 그 외의 모든 형태의 사랑을 비정상으로 여기며 반대하고 탄압하는 이데올로기 차원의 문제다.
 
흑인을 열등하다 여기는 건 인종차별이지만, 백인만이 우월하며 그 외는 차별 받아야 할 대상이라 여기면 백인우월주의가 되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겠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이 평소에는 세상의 시선을 감안해 제 정체를 숨기고 있다가 사안에 따라 가끔 등장하는 것과 달리 이성애주의자는 일상적으로 그 목소리를 내며 그게 문제가 된다는 의식조차 없다.
 
홍석천이 스스로 게이임을 밝힌 후 제일 먼저 당한 일이 어린이 프로에서 쫓겨난 것이었고, 김조광수 부부는 결혼식 도중에 오물 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성애자의 성애 장면은 상관없지만 동성 커플의 입맞춤은 아직도 제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군 형법에는 동성애를 처벌하는 조항이 있고, 야당의 대표는 동성애가 “하늘의 섭리에 반하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경에서 동성애를 죄악이라 규정하고 있다며 동성애 반대에 열을 올리는 개신교 광신도들은 예외로 하고도 이 정도다.
 
이성애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동성애는 절대적으로 그 수가 적어서 이제껏 이성애만이 정상이며 자연스러운 것인양 인식되어 왔다. 특히 소수자에게 가혹한 우리 사회에서는 그 동안 동성애처럼 성적 소수자가 그 존재 자체를 드러내는 데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었다.
 
동성애는 찬반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존재 자체를 어떻게 반대한단 말인가),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도 부당하다. (그 사랑의 옳고 그름을 누가 무슨 근거로 판단할 건데)
대신 이성애주의자들의 편견은 학습을 통해서라도 고쳐져야 하고, 그들이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모욕과 차별 행위는 처벌 받아야 한다. 그래야 문명 사회다.
 
이성애자들이 맘 가는 대로 이성을 만나 연애하고 사랑하고 섹스 하는 건 자유지만, 이성애주의자가 되어 다른 이들의 사랑에 주제 넘는 간섭을 하는 건 범죄다.
 
이성애주의자들이여 부디 다른 이의 사랑에 신경을 꺼 주시라.
동성애자들은 이미 그러고 있잖아. 문명인 답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