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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폐수 누출 사고. 이젠 새롭지도 않다.


[지난 3일,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3공장에서 시공업체인 삼성물산의 협력사 직원들이 배관 밸브를 교체하다 오염물질에 노출됐습니다. 배관에서 뿜어져 나온 정체불명의 액체가 작업 중이던 5명의 신체로 튄 겁니다. 직원들은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삼성 부속 의원으로 옮겨졌고, 이 가운데 2명은 외부 종합병원 등에서도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 보도

[MBC는 삼성물산 협력사 직원 5명이 공사 현장에서 ‘정체불명의 액체’에 노출됐다고 주장했으나,이들이 노출됐던 것은 폐수로 확인됐습니다. 또한 MBC는 당사가 완공 전인 반도체 공장이라는 이유를 들어 관계기관에 사고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도했으나,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은 노출 폐수가 유해물질에 해당하지 않아 신고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론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P3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작업 중 “정체 불명의 액체”를 뒤집어써서 어지러움증을 호소하는 일이 있었는데, 삼성은 그 액체가 “폐수”였고 검사 결과 노동자의 건강에 문제가 없어 다음날부터 다시 일을 시켰다는 게 양측의 주장이야.

삼성은 폐수의 구체적인 성분은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문제로, 대외비"라며 답변하지 않고 있다고 하네. 여기서 아주 상식적인 질문.

“노출 폐수가 유해물질에 해당하지 않아”서 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특정 가스나 캐미컬 성분이 포함된 유해물질이 아니라면 “대외비”로 숨길 이유가 없지 않나?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문제”까지 언급될 정도면 그 폐수 안에 특정 가스나 캐미컬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타사가 삼성의 제조공정을 유추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는 게 맞지. 그리고 반도체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가스나 캐미컬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독극물이고 말야.

그런데 삼성은 인체에 무해한 단순 폐수라고만 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대외비라 밝힐 수 없다고 하고 있는 거야. 법과 규정, 노동자의 안전 따위는 개나 주라는 자세인 거지.


반도체 공장에서는 물을 많이 써. 그런데 그 물도 조금씩 용도가 달라.

일반적으로 쓰는 게 냉각수(PCW라고 불러)인데 장비의 열을 식혀 주는 용도야. 그러다 보니 사용 후에도 온도가 좀 높을 뿐 딱히 위험하고 그러진 않아.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한 초순수(디아이 워터라고 불러)는 주로 장비 안에서 웨이퍼(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판. 이거 만드는 게 반도체 팹이야)에 직접 닿기도 하지. 공정 과정에서 웨이퍼에 묻어 있는 불순물을 씻어 내는 역할을 하는데 그 불순물에는 다양한 캐미컬이 포함돼. 그래서 사용한 후의 초순수는 독극물 수준으로 취급해야 하지.

그리고 습식스크러버에 사용되는 물도 독극물 수준이야. 장비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가스들은 스크러버라는 정화장치를 통해 배출이 되는데 그 스크러버에는 건식, 습식, 번타입(태우는 방식인데 우리 말로 뭐라 부르더라…) 등 다양한 방식이 있어. 그 중 습식 스크러버는 배출된 가스를 물에 녹이는 거야. 유해가스가 물에 녹으면 그 물이 어떻게 되겠어. 맞아 독극물이 되는 거야.

이번에 삼성 평택공장에서 노동자들을 덮친 그 폐수는 위 셋 중 어느 것이었을까? 냉각수였다면 어차피 그 안에 아무 것도 없으니 노동자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할 일도 없고 대외비 따위의 말장난도 필요없겠지.

공정에 사용된 초순수나 스크러버를 통해 배출된 폐수였다면 이건 독극물을 뒤집어 쓴 거야.
다행히 P3은 아직 생산이 시작된 곳이 아니고 이미 셋업을 마친 장비의 시운전 정도만 이뤄지고 있는 곳이니 초순수나 스크러버 폐수이었다 해도 독성이 그리 높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다고 해도 초순수나 스크러버 폐수였다는 게 밝혀지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으니 단순 폐수라고 퉁치고 덮으려고 하는 거야.
삼성이 대외비 운운하며 아무것도 밝히지 않으니 반도체 노동자인 내가 그냥 추정을 해 보는 거지.

이 정도 추정이라면 노동부는 산업안전관리공단이든 가서 확인해 봐야 하는 게 맞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과연 그런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요즘 평택에 삼성 반도체 공장 때문에 일거리가 많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든다는 뉴스를 봤어.

다들 조심해. 반도체 공장은 독극물을 다루는 곳이고 삼성은 노동자의 안전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는 회사가 아니니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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