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조중동을 구독하지 않아.
그래도 가끔 ‘회원님을 위한 추천’이라며 그들의 기사가 뜨는 수가 있어.
“방독면 쓰고 하루 2억어치 금 캔다”는 제목에 굳이 한번 눌러 봤어.
폐기된 전자 부품을 화학물질로 녹여 금만 골라낸다는 내용이었어.
내가 또 이 쪽 전문이잖아.
반도체 칩의 회선을 구성하는 금속은 주로 구리나 알루미늄, 타이타늄 같은 재료가 많이 쓰이는데 금이나 은이 쓰이는 경우도 있어.
내가 담당하는 장비에도 수십만불짜리 금덩어리가 달려 있어. 서퍼터라고 이온으로 금덩어리 타겟을 때려서 금을 뜯어낸 뒤 웨이퍼 위에 덮는 역할을 하지.
그 과정에서 웨이퍼 뿐만 아니라 쉴드라고 부르는 부품에도 금이 예쁘게 도포가 돼.
그걸 세정업체에 보내면 금을 떼어내고 쉴드만 다시 돌려 주지.
반도체 장비 안에서 도금이 된 금속부품에서 금을 떼어 내려면 독성 케미컬을 써야 해.
그래서 부품을 지그에 담아 케미컬베쓰에 넣고 자동으로 처리를 해.
말했잖아. 독성 케미컬을 쓴다고.
사람이 손으로 해서 되는 일이 아냐.
그런데 중앙일보 기자는 방독면을 쓴 작업자가 고무장갑을 끼고 수작업하는 모습을 보고도 하루에 2억어치 금 캔다며 좋아라 하고 있어.
그거 사람이 손 담그고 고개 들이민 상태로 직접하면 케미컬 중독으로 사람이 골병들고 죽을 수 있단 말이야.
방독면? 고무장갑?
그게 정말 안전할 거라 여기는 거야?
아무리 재벌의 나팔수 중앙일보라고 하지만 산업재해 발생의 현장에 가서 돈 버는 현장이라고 보도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진흥책이라고 최근 내 놓은 게 노동시간 연장하고 안전조치 기준 완화야.
이러다 반도체 때문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갈 지 걱정이 돼.
저 기사를 쓴 중앙일보 기자든, 윤석열이든 저 공장가서 딱 2억어치 금을 캐는 체험을 시켰으면 좋겠어.
두번 다시 그 입에서 안전조치 기준 완화란 소리 나오지 못하게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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