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을 비교하는 글을 썼더니 “제품품질이라든지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하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댓글이 달렸어.
“일본의 반도체 시장이 망가진건 시대에 뒤떨어진 경영도 문제지만 중국제인 애플만 빨아대는 국민성도 책임은 있다고 판단”한다는 말과 함께.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도대체 어디서 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할지 막막해.
어차피 사람 잘 안 변하고 남이 쓴 글 하나에 깨우침을 얻는 경우 잘 없으니 그냥 내가 하고픈 말만 할까해.
아이폰을 중국 폭스콘이 생산하니까 “중국제”라고 하는 대목이 제일 웃겼어. 그럼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갤럭시는 베트남제겠네. 삼성이 한국에서 생산하는 비율은 10%남짓이야. 나머지는 베트남, 중국, 인도, 브라질 등에서 만들지.
그리고 아이폰 부품 중 한국산이 얼마나 되는 지 알아? 아이폰12 기준으로 27.3%고 아이폰13은 30%가 넘는 걸로 추정하고 있어. 미국 25.6%, 일본 13.2%, 중국 4.7%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크지.
메모리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배터리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삼성전기, 스마트폰 본체의 스테인리스는 포스코….
이쯤 되면 아이폰이야말로 한국제라 할 수 있지.
말장난 하겠다는 건 아니고, 제품을 선택할 때 이게 국산이냐 아니냐는 더이상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은 거야.
대신 그 기업 제품을 소비하는 게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느냐 정도는 고려해 볼 수 있겠지.
그걸 ESG라고 해.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것으로, 'ESG 경영'을 하는 회사라면 그나마 낫다고 볼 수 있어.
이게 최소한 환경 파괴, 아동노동력 이용, 노조탄압, 탈세와 부정, 전쟁 지원…. 등의 회사는 좀 가려내자는 노력이란 말이야.

난 지난 세월 삼성, 더 정확히는 이병철부터 시작된 이씨 일가가 저지른 온갖 부정부패를 직접 경험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삼성 제품을 사서 쓸 수가 없어.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그 깜찍한 생각이 이제껏 그런 삼성을 키워왔던 거야.
그래서 난 아직도 삼성불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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