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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이야기

외람기레기, 왜요기레기

그 놈에게 질문을 하면서 “정말 외람되오나…”라고 말한 기자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해명을 했어.

"답변자가 '윤석열 당선인'이기 때문에 쓴 표현은 아니었다"는 그의 말을 난 믿어.

“질문 자체가 윤 당선인에게는 유리할 게 없는 특검 수사 수용에 대한 압박성 내용이었다"는 것도 맞는 말이야.

그의 말이 논란이 된 후 자신의 말이 “부적절한 것을 깨달았고 '질문권'을 준 국민들에게 사과한다”고 했으니 이쯤에서 그치고 더 이야기할 건 없을 것 같아.

 


그런데 국민들이 왜 그의 발언에 화가 났을까?

그 놈이 아니고 이재명에게 그런 말을 했어도 같은 반응이 나왔을까?

난 아니라고 봐.

보는 순간 고개를 꺾어 저리고 싶던 “왜요 기레기”와 대통령에게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나” 묻던 “자신감 기레기”의 기억이 너무 선명해서 그랬던 거야.

박근혜 옆에서 수첩도 없이 두 손 모으고 고개 조아리던 기레기떼 기억도 나고 말야.

외람기레기가 그 전에 이준석에게도 같은 표현을 했다고 하지만 민주당 쪽 인사에게도 그런 말 쓴적 있다고는 말 못하잖아. 말과 자세가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게 문제인 거거든.

내가 경험해 봐서 아는데 (MB 사면 반대!) 기자들이 원래 좀 건방져. 예전에 중앙일보 기자에게 죄짓고 잡혀 가는 홍석현에게 “사장님 힘내세요”가 뭐냐고 물었을 때, 기자 대답이 “우린 원래 존칭을 잘 안 붙여, 그 때도 아마 ‘홍사장 힘내라’였을걸?”이라고 답하더라니까.

어느 정도의 건방은 기자 일 특성상 눈 감아줄 수 있어.
그런데 왜 그 건방이 늘 한쪽만 향하고, 다른 쪽으로는 꼬랑지를 내리느냐고.
그래서 다들 화가 난 거야.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잘 하기 바라.
그 놈 앞에서도 고개 삐딱하게 꺾은 채로 그 도리도리 짓 언제쯤 고칠 거냐고 물어 본다면 인정해 줄게.

그 전엔 니들은 그냥 “외람기레기”고 “왜요기레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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