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레도 여행을 마치고 마드리드로 돌아 와서는 곧 바로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은 8시에 문을 닫는데, 6시부터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두 시간이면 우리 같은 미술 문외한은 충분히 보고도 남을 시간이다 싶어 일부러 그 시간에 맞춰서 갔다.
여행 마지막 일정으로 파리가 있어 그 때 이틀 동안 루브르 박물관을 포함해서 미술관 투어만 할 예정이었기에 여기서는 가볍게 둘러 보는 정도만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무료 입장 30분 전부터 미술관 바깥에는 무료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긴 줄을 늘어서 있었다.
무료 입장이지만 매표소에서 무료입장권을 받아서 입구로 들어 가는 식이라 그 긴 줄 끝에 서 있던 우리는 입장하는 데만 30분 가까이 걸렸다.
세계 3대 미술관 중의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내부는 넓고 전시된 작품 역시 상당히 많았다.
미술책에서나 봤던 작품들이 눈 앞에 걸려 있었고, 처음 보는 작품 역시 인상적인 게 많아서 내 발길을 붙잡았다.
시녀들, 옷을 입은 마야와 옷을 벗은 마야, 몽끌레아의 총살, 쾌락의 정원, 수태고지, 다윗과 골리앗, 삼미신…..
여기에 이런 유명한 작품들이 다 있으면 다른 미술관에는 도대체 뭐가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문 닫을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보고 싶은 건 많고, 무료 관람 시간이라 그런지 관람객은 많고…
마음만 급해져서 제대로 된 관람이 되질 않았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그 유명한 “시녀들”과 “옷을 입은 마야”, “옷을 벗은 마야”만 보고 나오겠다면 무료 관람을 이용해도 좋겠다.
마드리드에 살면서 매일 혹은 매주 방문할 수 있다면 무료 관람이 상당히 유용하겠다.
하지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오전부터 제 값 내고 여유있게 관람하는 걸 권한다.
무료에 눈이 멀어 프라도 미술관을 두시간만에 다 둘러 볼 생각을 하다니.
프라도 미술관 하나 때문에 다시 마드리드에 갈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더 더욱 아쉽다.
오늘의 팁.
유럽처럼 관광객 많은 곳에서 미술관 무료 관람은 많은 인파에 치일 각오를 해야 한다. 프라도 미술관은 시간이 된다면 하루를 온전히 투자하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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