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9)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에 대해 폭로한 지 벌써 열흘이 지났다.
삼성이 천문학적인 금액의 비자금을 임원들의 이름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분야를 나열하는 것 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로비를 벌여서 이 사회를 맘대로 쥐락펴락 하고 있다는 사실을 삼성의 핵심에 있던 이가 폭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조용하다.
세상이 조용하다는 것 자체가 삼성의 로비가 얼마나 치밀하고 광범위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리라.
세상이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속으로는 바쁘게 움직였다.
삼성이 평소에 떡을 먹여 키웠던 충신들이 이번에 제대로 솜씨를 보여 준 것이다.
사람은 평소에는 잘 모른다.
점잖은 교수, 원칙을 중요시하는 법관,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기자들이 평소에는 표정관리를 잘 하고 있다가 이번 일처럼 큰 일이 벌어질 때야 본색을 드러내는 법이다.
지난 열흘간 본색을 드러낸 인물들을 찾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이가 <매일경제>의 이동주 부장이다.
그는 삼성의 비리가 ‘불편한 진실’이라며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를 ‘불편’하다고 했다.
"때론 사회의 흠집처럼 보이더라도 불완전한 인간이 모여사는 곳엔 `합리적 무시`가 필요하다"
그가 내지른 이 한 줄의 문장 때문에 혹자는 그를 두고 ‘지능적 안티 삼성’이 아니냐고도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삼성에 대한 충성심말고는 그의 칼럼을 이해 할 방법이 내게는 없다.
머니투데이의 기사도 거기에 못지 않다.
다음은 <폭로문건 속 ‘이건희경영’ 읽기 화제> 라는 기사의 일부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서 이 회장은 세심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을 중시하고, 작은 일까지 배려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인재 육성에 대한 관심과 먼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 한 가지 문제를 끝까지 확인할 만큼 철두철미한 모습 등도 인상적이다.>
이 정도 되면 북한의 로동신문도 울고 갈 수준이다.
보도를 하지 않음으로서 삼성에 충성하는 다른 신문들도 거기서 거기라고 보면 된다.
언론의 충견노릇은 차근 차근 모아서 기록으로 남길 생각이다.
언론뿐만 아니다. 변협은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단다.
갖은 이유를 다 대지만 결론은 하나다.
삼성에 대한 충성 경쟁에서 빠지지 않겠다는 거다.
이쯤에서 블로거들에게 제안 한가지
삼성의 충견 노릇을 하는 이들의 증거를 모으는 놀이를 하자.
큰 사건 앞에서 적나라해지는 그들의 모습을 확인 하는 일, 나름 재미도 있고, 긴 안목으로 보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먼 후일 그들의 과거 행적과 현재의 위치를 비교 해 보면 의미 있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뱀발 : 15년이 지난 오늘 이동주의 행적을 확인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정권에서 문체부 차관보를 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을 했다.
이동주 주요 경력
1989년 경인일보 국제외교부 기자 입사(1989년 9월).
1994년 매일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이적 입사(1994년 3월).
1995년 매일경제신문 프랑스 파리 특파원(1995년 2월 ~ 1998년 6월).
1998년 매일경제신문 국제부 차장대우(1998년 6월 ~ 2002년 1월).
2002년 매일경제신문 기자 직을 그만두면서 매일경제신문 퇴사하고 프리 랜서 선언(2002년 1월).
2002년 숭실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겸임교수(2002년 2월 ~ 2006년 2월).
2006년 프리 랜서 신분으로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실 객원차장대우 겸 객원논설위원(2006년 2월~2007년 2월).
2007년 매일경제신문 편집국 사회부 객원부장대우(2007년 2월 ~ 2008년 2월).
2008년 매일경제신문 편집국 정치부 객원부장대우(2008년 2월 ~ 2008년 10월).
2008년 매일경제신문 편집국 정치부 객원부장대우 직을 사퇴(2008년 10월).
2009년 대통령실 문화공보행정비서관(2009년 1월 ~ 2013년 2월).
2009년 대통령 비서실 문화공보행정보좌관(2013년 2월 ~ 2015년 8월).
2015년 문체부 홍보협력관(2015년 8월 21일 ~ 2016년 10월 17일).
2016년 문체부 차관보(2016년 10월 15일 ~ 2018년 1월 21일).
2016년 문체부 제2차관 직무대리 겸직(2016년 10월 31일 ~ 2016년 11월 18일).
2018년 문체부 차관보 퇴임(2018년 1월 21일).
2018년 자유한국당 문화체육행정특보위원(2018년 5월 31일 ~ 2018년 7월 20일).
2018년 자유한국당 문화체육행정특보위원 직위 사퇴 및 자유한국당 탈당(2018년 7월 20일).
2018년 바른미래당 상임고문(2018년 9월 23일 ~ 2018년 10월 17일).
2018년 바른미래당 상임고문 겸 최고위원(2018년 10월 17일 ~ 2018년 12월 5일).
2018년 바른미래당 전임고문 겸 최고위원(2018년 12월 5일 ~ 2019년 1월 23일).
2019년 바른미래당 전임고문 겸 최고위원 직위 사퇴 및 바른미래당 탈당하여 무소속 재전향(2019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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