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전 블로그

십일조에 대한 질문 그리고 그에 대한 답

(2006/12/15)


팬더님은 교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가벼운' 두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첫번째. 기도는 꼭 교회를 가서 기도 해야 하는가?

질문이 너무 쉽습니다
전 교회가서 거의 기도 안합니다
예수님도 교회에서 기도하신 적 없거든요
언제 어디서건 기도할 수 있을 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기도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란 말이 있습니다
몸으로 하는 기도, 즉 행함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실천하는 게 제대로 된 기도겠지요

두번째. 십일조 문제다.

팬더님은 십일조 없는 교회를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루시퍼님이 퍼 온 신앙상담을 보면서 저 역시 잠깐이나마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하나님을 팔아 먹고 사는 사람들 참 많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 미워서 하나님에게까지 등 돌려서야 되나요

세 해마다 십일조를 드리는 해가 되면, 너희는 너희의 모든 소출에서 열의 하나를 따로 떼어서, 그것을 레위 사람과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에게 나누어 주고, 그들이 너희가 사는 성 안에서 마음껏 먹게 하여라(신명기 26,12)

성경에 적힌 내용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야곱에게 열 두 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레위에게만 땅을 주지 않았거든요.
그러니까 농사를 지어야 먹고 사는 시대에 땅이 없으니 굶어 죽기 딱 좋죠.
그래서 나머지 땅을 가진 열 한명이 10분의 1씩 거둬서 레위를 먹여 살리라는 겁니다
레위의 자손들, 즉 레위지파는 땅이 없는 대신 제사를 맡습니다.
다른 지파들이 레위지파를 먹여 살리지요.
십일조는 거두는 것이 없는 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라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위 본문을 보면 "레위 사람과 외국 사람과 고아와 과부에게 나누어 주고" 라고 되어 있습니다. 레위 사람 뿐만 아니라 굶주린 사람들 모두에게 (외국 사람에게까지도) 자기 가진 것의 10분의 1을 나누어 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 현실로 고개를 돌려 보겠습니다
이 나라에 사는 사람 모두가 자기 소득의 10분의 1을 내 놓습니다.
그게 교회에 내는 헌금이건, 나라에 내는 세금이건 상관 없습니다
그리고 그걸 평균소득 이하의 사람들에게 골고루 분배합니다
물론 가장 적게 가진 사람들에게 먼저 나눠 주는 거지요
그럼 바로 하나님 나라(교회에선 보통 천국이라고 부르더군요) 됩니다

아시잖아요
세상은 먹을 게 모자라는 곳이 아니라 나눔이 모자라는 것이라는 걸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는 창고에 곡물이 썩어나도 가난한 나라에 거저 주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러지 말라고 하십니다
먹을 걸 나누라고 하십니다

우리나라에 십일조를 드리는 교인이 400만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교회에서 내 놓는 통계는 믿을 게 못되지만 일단 그렇다고 칩니다)
그들이 내 놓은 소득의 10분의 1이 교회 건물 올리는 데 쓰지 않고, 목사들 차 바꾸고 집 바꾸는 데 쓰지 않고, 교인들끼리 놀러 다니는 데 쓰지 않고, 세상 어려운 이웃과 나누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하나님 나라 됩니다
되고 말구요

십일조
이거 중요합니다
교회에서 십일조를 걷는 걸 두고 나무랄 게 아니라, 십일조를 제대로 쓰지 않는 걸 나무라야 합니다
견제 받지 않는 또 하나의 권력, 교회
교회만 제 역할을 해도 세상 많이 바뀔 겁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