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표를 내지 못했다. 지난 해 말 회사를 그만 두기로 마음 먹었다. 아니 싱가포르를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내가 겪는 일들이 애초에 싱가포르에 오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들이라는 생각에 그냥 싱가포르에 있는 게 싫어졌다. 다 포기하고 어디로든 가려고 했다. 원래는 오늘이었다. 딱 오늘까지만 일하고 회사에 사표를 낼 예정이었다. 4월 말까지만 다니기로 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4월은 보너스 달이라 그거라도 받고 그만 둬야 한국에 가서 몇 달이라도 버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내가 생각해도 웃긴다. 단 하루도 싱가포르에 못 있을 것 같다며 회사 그만두겠다고 결정한 놈이 몇 달 뒤의 보너스를 계산에 넣다니. 어떻게 해도 먹고사니즘에서 못 벗어나는 40대 가장의 비애여. 두번째 이유로는 7월..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