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3)
만약 내가 강남에 아파트 몇 채 가진 부자라면, 그리고 내 친인척 모두가 동일한 수준의 부자라면, 그리고 다른 사람의 삶이야 어떻든 나만 잘 살고 보자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을 찍었을 것이다.
이명박은 그런 나의 삶을 한결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게 뻔하니까.
하지만 난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이명박의 당선이 재앙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명박의 당선이 곧 재앙인 또 다른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 이명박을 많이 찍었다.
난 그게 이해가 안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해가 안 되는 이들의 명단을 뽑아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여성
못 생긴 맛사지걸 발언에서 보듯 이명박의 여성관은 천박하기 그지없다.
이명박 패거리 중에 여성을 성희롱하고, 추행한 이들이 어디 한 둘이었던가.
이명박과 그 패거리들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게 되면 안 그래도 형편없는 이 나라 여성들의 지위가 어떻게 될 지는 불문가지였다.
벌써부터 여성부를 없앤다고 하지 않는가.
내가 생물학적으로 여성이었다면 난 절대 이명박에게 표를 줄 수가 없었을 것이다.
2. 기독교인
난 군종병 출신이다.
대한민국 교회에 대해서는 아무런 미련도 없지만 기독교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
이명박은 기독교를 팔아 대통령을 산 사람이다.
이명박과 끈을 이으려고 교회 나가는 이들이 있고, 인수위원장도 그 교회 출신이다.
난 이명박이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명박을 신심 좋은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명박이 교회를 팔아 먹고 다니는 바람에 교회를 저주하고, 기독교를 저주한다.
제대로 정신 박힌 기독교인이라면 이명박 같은 이가 교회를 팔아 대통령 되는 걸 금식기도를 통해서라도 막았어야 했다.
3. 언론인
유독 언론인 중에 이명박에게 빌붙은 이들이 많다.
하지만 당선 후 지금까지의 행적을 보더라도 언론인들이 그에게 기대를 거는 건 오산이다.
기자실 만들어 주고, 기자 출신에게 감투를 씌워 줄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언론사 마저 정권의 전리품인양 여기고, 소송으로 언론의 입을 막는 게 이명박 패거리 들의 행태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라면 모르겠지만, 언론인으로서 바로 서겠다는 이들이라면 이명박을 찍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4. 노동자
이명박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이야기 하지만 그건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기업가 하기 좋은 나라다.
기업가들은 제 배를 채울 지 모르겠지만 기업은 골병이 들고, 그 속의 노동자들은 지금보다 더 큰 불안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한국노총이 이명박 지지를 선언했을 때 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업가 하기 좋은 나라는 노동자 하기 엿 같은 나라다.
당신은 노동자인가?
그럼 당신은 실수한 거다.
5. 대학생
요즘 대학생들 죄다 졸업 후 취직 걱정 하느라 다른 데 신경 쓰지 못하고 산다고 들었다.
이명박 패거리들의 5년 동안 일자리는 늘어 날 수도 있다.
운하 파는데 중장비 이용 안 하고 삽질 시키면 일자리는 늘어 나겠지
하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는 확실하게 줄어 들 것이다.
기업가 하기 좋은 나라는 제대로 된 일자리와는 애초에 거리가 먼 이야기니까.
취직은 하되 늘 불안에 떨어야 하는 미래
당신은 그걸 선택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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