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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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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18. 벌거벗은 예수의 열 두 제자 드디어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떠나는 게 아쉬워야 할 텐데 여권이 든 가방을 도둑맞은 후론 정나미가 떨어져 하루빨리 떠나고 싶은 생각만 들었다. 전 날 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던 루브르로 아침 일찍 갔다. 사람이 아무도 없다. 루브르 앞 정원을 여유롭게 거닐다가 유리 피라미드 앞에 사람들이 줄 서기 시작하는 걸 보고 같이 줄을 섰다. 8시부터 줄을 섰는데 9시가 되어서야 문을 열었다. 그 사이 하늘에선 가늘게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졌다. 에펠탑 모양의 열쇠고리를 팔던 흑인들이 어느새 우산을 들고 나타났다. 하늘이 어두우니 그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비가 더 내리면 비를 피할 곳이 없는 상태라 우산은 꽤 잘 팔렸다. 유리 피라미드를 통해 안으로 입장을 했는데 표가 없단다. 사람이 많아서 뮤지엄 패스..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17. 파리에서 임시 여권 만든 기억 “아니, 이게 말이 돼요? 식당에서 밥 먹고 일어 서려는데 의자에 걸쳐 놓은 가방이 사라진 거에요. 식당 안에 CCTV도 있고, 아내랑 나랑 둘이 있었는데.” “그래도 거긴 관광지 식당이잖아요. 우린 호텔 조식 먹다가 가방이 사라졌어요. CCTV는 동작 안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파리 영사관에서 임시여권 발급을 기다리며 주고받은 대화다. 아침 일찍 파리 영사과로 갔다. 임시여권이라도 있어야 출국을 할 수 있으니까. 10분 전에 도착했더니 문이 닫혀 있었다. 근처 빵집에서 빵 하나 사 들고 바로 옆 로댕 박물관 바깥을 한 바퀴 돌았다. 그렇게 다시 돌아 오니 문 열고도 40분이나 지나 있었고, 안에는 사람이 많았다. 번호표 없이 앉아서 대충 자기 순서다 싶을 때 가서 접수하는 원시적인 시스템 때문에 계속..
실수투성이 부부배낭여행 #16. 파리에서의 첫 날 가방을 도둑 맞다. 2주 간의 스페인 여행을 마치고 이제 파리로 가는 날. 몇 해 전 나 혼자만 파리에 일주일을 머물면서 여행을 했는데, 그 기억이 좋아 이번엔 아내와 둘이 핵심만 보고 가려고 돌아 오는 길에 3일의 일정을 떼어 놓았다. 바르셀로나에서 파리까지 요금이 50유로. 아... 저가 항공 만세. 미리 표를 샀고 전 날 인터넷 체크인을 했다. 공항 코드가 BVA, 예전엔 C로 시작했던 것 같은데, 뭐 아무렴 어때. 아침 6시 20분 비행기라서 전날 미리 택시를 예약을 했고, 새벽에 공항으로 갔다. 여긴 모두 앱으로 처리를 하기 때문에 카운터에 들릴 필요 없이 지하철 타듯 바로 비행기까지 갔다. 저가항공의 특징이 이런 것일까. 좌석 두 개를 예약했는데 비행기 안에서도 좌석을 찢어 놓았다. 나란히 앉으려면 돈을 더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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