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물] "포기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건데. 씨" 중학교 다닐 때 공부를 제법 잘 했었다. 방 하나 다락 하나 밖에 없는 우리 집 형편을 잘 아는 동네 약사 아저씨는 나를 집으로 불러 자기 아들과 함께 공부하기를 권했다. 노는 책상이 있으니까 편하게 공부하라면서. 공부에 취미가 없는 아들이 나와 나란히 앉아 공부하다 보면 뭐라도 건질 거라는 생각을 했던 거다. 우린 약사 아저씨의 기대와는 달리 공부 대신 유선방송에서 틀어 주는 성룡영화를 더 자주 봤던 기억이 난다. 집에 자식 수만큼 책상을 들여 놓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우리 집은 책상도 없어서 밥상을 펴 놓고 공부를 했었는데. 당시 내 꿈은 국문학자였다. 국어 과목이 좋았고, 성적도 잘 나왔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서 국문학자가 되면 늘 책만 보면서도 먹고 살 줄 알았다. 거기에 더..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