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마이 하트] 와 [우리도 사랑일까]
한 동안 한국 코미디 영화, 헐리우드 액션 영화, SF 영화만 골라 봤다.
아무 생각 없이 시간 때우기에 딱이니까.
생각 하는 것 자체가 힘들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일이 많은 데다가, 아직 대통령은 이명박이고 당선인은 박근혜인 이 엿 같은 시기에는 무념무상의 자세가 제일 안전하다.
그러다 문든 손에 잡힌 영화 두 개가 있다.
'웰컴 투 마이 하트' (Welcome to the Rileys) 와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때리고 부수고 웃기는 장면 안 나온다.


두 영화 모두 19금이고, 심하게 벗긴 하지만 응큼한 생각 품고 봤다가 실망 톡톡히 할 영화다.
벗어도 야하지 않고, 섹스를 해도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웰컴 투 마이 하트'에는 Fuck 이란 단어만 100번 이상 나오고 (오죽 했으면 주인공이 Fuck 이란 단어를 쓸 때마다 1달러씩 벌금을 내라고 할까), '우리도 사랑일까'에는 여주인공의 체모까지 다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로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대신 두 영화 모두 사람의 감정을 건드린다.
주인공의 마음이 곧 내 마음 같고, 내 마음을 주인공이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아프고, 행동 하나 하나가 안타깝다.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흔들린 기억이 언제였던가.
재미는 없다.
둘 다 결론이 어정쩡하고, 감정 이입 안 되면 도대체 뭘 하자는 거야?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만도 한 영화다.
그러니 이 영화에 대한 내 감상은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라 생각하고, 괜히 영화 보고 나서 나 욕하지 말기 바란다.
힐링이란 건 코미디, 액션, 에로 이런 것으로 부터 얻어지는 게 아니라, 내 감정의 솜털 하나 하나를 건드리는 작은 손길에서 얻을 수 있다.
이 영화들을 보면 무슨 소린지 알 수 있다.
뱀발 1 : '웰컴 투 마이 하트'에서 가출한 스트리퍼의 나이가 16살로 나온다. 큰 애 나이가 올 해 만으로 16살이니 같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갔을 수도 있다. 앞으로 여자 나오는 술집에서 술은 다 먹었다.
뱀발 2 : 남자들은 여자들도 자기와 마찬가지로 아주 단순한 동물인 줄 알고 산다. '우리도 사랑일까'의 여주인공을 보면서 반성 많이 했다. 여자 주인공의 감정들 따라 가다가 길을 잃을 뻔 했다.
(2012.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