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이야기

예수의 족보, 그 참신한 구라

solneum 2022. 1. 30. 09:56

몇 번 소개했듯이 난 논산훈련소 교회 군종병으로 군 생활을 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병사들 훈련 나가고 사격 하고 보초설 때, 난 교회 강대상 닦고 목사 라면 끓여 주고 주일학교 교사 노릇 했다.
평일에는 시간이 많이 났는데 심심풀이 삼아 성경필사를 했다. 베껴썼다는 이야기다.

 

구약은 죄다 이스라엘 민족의 신화와 제례 위주라 재미 없어 신약부터 시작했다.
아다시피 신약의 시작은 마태복음이고 마태복음의 시작은 아브라함 자손의 족보로부터 시작된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낳고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고.......”

 

아, 지겹다. 이게 나와 무슨 상관인가 싶었지만 이제 막 시작했으니 계속 쓰기로 했다.

 

“......이새는 다윗왕을 낳으니라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고......”

 

잠깐, 이게 무슨 소리지? 다윗이 자기 부하인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았다고? 이거 불륜이잖아. 알고 보니 다윗이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탐내서 우리야를 험한 전쟁터로 보내 죽게 하고 밧세바를 아내로 삼은 거다. 나쁜.....
아무튼 그 이후로도 이 놈이 저 놈을 낳고 저 놈이 또 다른 놈을 계속 낳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결국
“......앨리웃은 엘르아살을 낳고 엘르아살은 맛단을 낳고 맛단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으니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

 

여기서 잠깐,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 낳고 또 낳아서 결국 낳은 게 예수도 아니고 마리아도 아니고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을 뿐이다.
요셉이 예수의 아버지니까 맞는 거 아니냔 소리는 말길. 아다시피 마리아는 동정녀로 예수에게는 요셉의 정자 한 마리 섞이지 않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그 모친 마리아가 요셉과 정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

 

성경에도 써 있잖아. 동침해서 잉태한 게 리아니라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했다고.
예수는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해서 낳았고 요셉 DNA는 찾아 벌 수가 없는데 성경 맨 첫머리에 아브라함 부터 요셉까지 그 출산의 기록을 나열했을까?

 

이유는 하나다. 마리아의 아들인 예수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족보에 집어 넣으려고 그 억지를 부린 거다.
어차피 예수의 족보를 가지고 구라를 풀고 억지를 부리려면 아브라함의 42대 후손이 마리아였어야 했다. 그런데 그러려면 아들로 이어지는 족보가 아니라 딸로 이어지는 족보가 있어야 하는데 여자를 사람 취급 않았던 당시 이스라엘 (지금도 그런가) 에선 상상도 못했겠지.

 

그래서 요셉까지 이어지는 족보를 나열해 놓고는 결국 마리아가 그 족보와 상관없이 성령으로 예수를 낳았다는 딴소리를 하게 되는 거다.

 

그 때 부터였나 보다. 성경의 사기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 건. 물론 목사들이 사기꾼이라는 건 진작에 알아 봤고.
아무튼 우리는 마태복음의 이 구절에서 호주제도가 얼마나 바보같은 제도였는지를 알수 있다.
결론이 이상하지만 아무튼 자랑할 게 족보 밖에 없는 사람들이 난 제일 못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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