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피너클스 사막에서 별을 보기로 했다.

solneum 2019. 2. 6. 16:50

퍼스 여행 나흘째, 드디어 피너클스 사막에 가는 날이다.

사실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다닐 있는 퍼스에서 애초에 렌터카를 이용하려 했던 것도 피너클스 사막에 가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운전면허증을 가져 오지 않은 탓에 사막으로 가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우리는 일일투어를 이용하기로 했다.

보통의 경우는 아침에 가서 모래언덕에서 썰매를 타고, 남붕국립공원에서 캥거루도 보고, 바닷가 산책도 피너클스 사막을 둘러 보고 오는 일반적인 일일투어의 코스다.


하지만 우린 썰매도, 캥거루도, 바닷가 산책도 관심없고 오로지 피너클스 사막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길 원했기 때문에 오후에 출발해서 사막의 별을 보고 밤에 돌아 오는 저녁코스를 선택했다.

사막에서 보는 , 이거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지 않는가.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일일투어임에도 가는 길에 초콜릿 공장, 벌꿀 공장, 커피 공장을 들러 물건을 사게 하는 하면, 막상 모래언덕이나 사막에서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 지지 않았다.


가는 길에 들린 커피 공장에서 반쯤 넘어간 세 여인


여긴 사막 아니고 그냥 모래 언덕


간만에 맨발로 산책


저 구름들이 석양과 별을 가리게 될 줄이야



처럼 영어 못하는 사람이 해당 여행사 홈페이지에 영어로 후기를 달아 다른 사람들에게 주의를 정도로 성의 없는 일일투어 상품이었다.

렌터카를 이용할 수만 있다면 그게 일일투어 보다 배는 나은 여행이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이름은 사막이지만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처럼 끝없이 모래만 펼쳐지는 곳은 아니었다.

이상의 석회암 기둥이 사막 곳곳에 솟아 올라 있어 마치 화성에라도 듯한 느낌을 받는 곳이다.








여기에 인도양쪽으로 석양이 지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는데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앞서 말했지만 사막의 별을 보기 위해 일부러 저녁 투어를 선택했는데, 먹구름이 석양 뿐만 아니라 하늘의 별까지 완벽하게 가려 버렸다.

먹구름이 사막의 , 낭만은 어디 가고 칠흙같은 어둠만이 남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퍼스로 돌아 가는데 시간쯤 지났을까, 운전기사가 자고 있던 승객들을 깨운다.

먹구름이 걷혀 하늘의 별을 있을 같으니 차에서 잠시 내리란다.

피너클스 사막에서 퍼스까지 돌아 오는 길은 온통 해안가에 숲이라 깜깜해서 구름만 없다면 어디서든 별을 보는 가능했던 거다.


차에서 내리니 머리 위로 별이 가득 내렸다.

사막에서 보려고 준비 망원경을 나눠 준다.

망원경으로 바라 하늘에는 아까 보다 훨씬 많은 별이 촘촘하게도 하늘에 박혀 있었다.

아마도 내가 살면서 가장 많은 별이 아닐까 싶다.


자리에 있는 별인데 인간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일부러 찾아서 봐야 하는 현실이 아이러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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