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사에 심어 놓은 지뢰들
한국 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어.
10월인데 미리 끊었지.
경험상 비행기는 일찍 끊을 수록 호텔은 늦게 끊을 수록 저렴하더라고.
싱가포르에서 한국 다녀 오는 게 예전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싱가포르항공. 이렇게 세 개 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티웨이, 스쿠트 등 저가항공이 많이 생겨서 잘만 고르면 저렴하게 다녀 올 수 있어.
그런데 문제는 저가항공은 처음엔 저렴해 보이는데 곳곳에 지뢰를 숨겨 놔서 별생각없이 누르다 보면 오히려 일반항공 보다 더 비싼 경우가 있다는 거지.
지난 번에 스쿠트 타고 한국 다녀 오다가 일정이 항공사 마음대로 바뀌는 걸 두 번 겪은 후 일단 스쿠트는 제외하고 그 다음으로 저렴한 티웨이를 선택했어.

한국가는 편도가 75,690원이래. 혹해서 눌렀더니 이건 공항이용료와 유류세 등이 빠진 금액이었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처음부터 이걸 포함된 금액으로 보여 주고 세부항목에서 나눠 놓는데 여긴 빼고 보여줘서 정말 싼 것처럼 보이는 거야.
그래도 이것저것 다 더해도 20만원이 채 안되니 그래도 싸긴 하지.
좌석은 네 개 중에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금액 차이가 후덜덜하지?
같은 이코노미인데 이벤트운임하고 일반운임하고 열 배 차이가 나.
이건 일반항공 보다도 두 배 비싼 금액이지.
그리고 위탁수화물 15KG 하나 더 포함되어 있는 스마트운임을 선택하면 이벤트운임보다 11만원을 더 내야 해.
그런데 이벤트운임 선택한 후에 맨 마지막에 추가로 15KG 위탁수화물을 따로 추가하면 5만원만 더 내면 돼.
결코 스마트한 운임이 아니란 거지.
편도로 두 번 나눠 끊을 때하고 왕복으로 끊을 때 비행기 요금은 같은데 공항이용료가 크게 차이가 나니까 저가항공도 왕복으로 끊는 게 좀 더 저렴해.
이 밖에도 좌석지정, 식사, 보험 등등 추가로 돈 내라는 게 많은데 생각보다 비싸. 난 그걸 다 지뢰라 생각하고 다 피했지.
마지막 지뢰는 결제할 때 또 있어.
외국에 사는 사람은 결제할 때 한국카드로 하는 게 여러가지로 불편해서 외국에서 발행한 카드로 결제를 하거든.

그러면 결제할 통화를 선택할 수가 있어.
그런데 싱가포르 카드로 한국에서 싱가포르 통화를 선택하면 일단 금액이 더 비싸게 나올 뿐 아니라 별도의 수수료까지 붙게 돼.
그러니 당연히 원화를 선택하는 게 내게 유익이지.
하지만 결제창이 뜨면 처음부터 싱가포르 통화로 선택이 되어 있어.
이걸 내가 원화로 바꾸지 않고 그냥 누르면 손해란 거야.
어떤 화면에서건 기본 설정으로 되어 있는 건 모두 항공사 혹은 카드사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잘 살펴 봐야 해.
티웨이를 이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딱 다른 저가항공사만큼 지뢰를 심어 놓은 것 같아.
그래도 결제하고 보니 같은 날 아시아나 대비 30만원 가까이 저렴해.
마일리지 없고, 기내식 없고, 좌석에 모니터 없는 것까지 다 감안해도 이게 가성비가 더 좋아.
비행기 일정만 안 바뀌고, 좌석 넓이가 턱없이 좁지만 않으면 좋겠어.
실제로 타 보고 나서 진짜로 이게 나은 선택이었는지 또 이야기 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