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도들은 장례도 따로 했으면 좋겠어.
사실 장례식에서 상주 역할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
그래서 거의 모든 장례 절차가 새로웠고 배운 것도 많았지.
그 중에 하나 기억에 남는 거.
화장장에 가면 화장하는 한시간여 동안 유족들이 대기하는 곳이 있어.
우리가 간 곳은 다섯 개가 있더라. 다섯 가족이 동시에 같은 이유로 거기에 모여 있는 거지.
다섯 가족 중 우리를 포함해 세 가족이 개신교도 가족이었어.
옆 칸의 두 가족이 이른바 찬송가라 일컫는 노래를 부르더라고. 노래가 끝나면 시끄럽게 기도를 하고, 또 노래를 불렀어.
그 짓을 한 시간 반 동안 경쟁적으로 하더라.
아… 종교고 뭐고 다 떠나서 너무 시끄러웠어.
우리도 장인어른이 교회 다녔고, 장례도 예배 형식으로 했으니 어떻게든 이해한다지만 개신교도가 아니거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에게는 그게 절대적으로 민폐야.
누군가 절에 다닌다고 내내 목탁 두드리면 어떻겠냐고. 개신교도들의 배타성 때문에라도 아마 거기서 싸움 났을 거야.

장례도 화장도 개신교도들은 그냥 교회 안에서 자기들끼리만 했으면 좋겠어.
개신교도들은 그 무례함 때문에라도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아.
이번 한국 방문에서 눈에 띄는 변화를 하나 발견했어.
예전에는 어디 높은 데서 보면 죄다 시뻘건 교회 십자가만 보였거든.
편의점 숫자보다 교회 숫자가 많다는 통계도 있었으니 말 다했지.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그 십자가 수가 눈에 띄게 줄었더라고.
이건 통계로 확인한 건 아니고 그냥 내 느낌이긴 하지만 분명 교회 십자가 수가 확 줄었어.
도시의 밤풍경이 아름답게 보이더라니깐.
교회와 개신교도의 수가 지금보다 딱 절반으로 줄어 들면 좋겠어.
세상이 좀 덜 시끄러웠으면 좋겠다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