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후원금을 익명으로 한도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하라
(2008/01/02)
요즘 내가 한국에서 온 꼬마 손님들과 노느라 바쁘다.
그러다 보니 세상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길 할 여유가 없다 (평소에도 별 깊이가 없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세상이 하도 어수선해 한마디 거들지 않고는 속병이 날 지경이다.
내 정신 건강을 위해 몇 마디만 하자.
1. 민주노동당에 대해 말이 많다.
지난 대선 때 민노당의 잘못이야 말 할 수 없을만큼 크다.
비판 받아야 마땅하며, 총선을 대비해서라도 지금 격렬한 토론을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 과정에 험한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예전에 이명박과 박근혜가 밥그릇 싸움 할 때보다는 백번 낫지 않은가. (그건 아예 개싸움이었다)
좀 더 치열하게 싸우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동원해서 싸우고, 구경꾼들 잔뜩 불러 대 놓고 싸워라.
다만 벨트 아래만 치지 마라.
싸움이 끝나도 우린 같은 편이다.
설령 누구 말대로 분당이 된다손 치더라도 같은 편이라는 건 변함없다.
벨트 아래만 치지 않는다는 약속만 지킨다면 지금 이 싸움은 권할 만 하다.
싸워야 할 때는 싸우는 게 맞다.
2. 새해 벽두부터 경부운하 때문에 시끄럽다.
이명박 패거리들이 제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 가리려 해도 경부운하는 건설사 사장 출신인 이명박이 자기 패거리들 돈 벌 꺼리를 마련 해 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쪽수는 많지만 아무 짝에도 쓸 데가 없는 민주신당 국회의원들에게 권한다.
기업이 정치인에게 주는 후원금의 한도를 없애고, 익명으로 주는 것도 가능하도록 법을 고쳐라.
그래서 삼성이 그 동안 마련한 비자금 모두를 이명박 패거리에게 합법적으로 몰아 주도록 도와 줘라.
배 터질 만큼 먹고 나면 경부운하 하고픈 생각 안 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게 민주신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3. 태안 앞바다의 기름이 일부는 섬 언저리에 일부는 유화제에 섞여 바다 속으로 가라 앉았다고 한다.
이 추운 날씨에도 자원봉사자들이 줄 지어 와서 기름을 닦아 내는데 정작 이번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은 사과도 반성도 없다고 한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삼성은 이제 무서울 게 없을 테지.
그러니 그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겠지.
하지만 한가지 삼성이 알아야 할 게 있다.
사람들이 점점 삼성의 정체를 알아채기 시작했다는 거다.
삼성이 이 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기업이 된 건 특별히 잘 나서가 아니라, 비자금으로 정관계를 구워 삶았기 때문이고, 삼성이 무슨 짓을 해도 세계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는 건 봉건 왕조를 꿈구는 이건희 부자 때문이라는 사실이 들통난 것이다.
예전에는 외국에 나가서 삼성 마크 보면 가슴 뿌듯했다는 이들이 꽤 있었다.
지금은 외국에서 삼성 마크 보면 한숨이 나온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삼성
이제 부러움의 대상이 아니라 부끄러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세상은 이렇게라도 진보하기 마련이다.
4. 오마이뉴스가 이명박 패거리의 자리 배치를 두고 함께 만드는 뉴스 형식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가지 확실한 건 최연희가 여성부 장관 자리를 차지하는 게 이명박 패거리의 정체성에 합당하다는 거다.
술 먹고 깽판 쳤던 그 놈들(워낙 많아서 나열하기가 버겁다) 중 하나 골라서 보건복지부 장관 시키는 것도 괜찮고
전여옥은 KBS 사장, 송영선은 통일부 장관 시키면 딱 어울리겠네.
미안하다
5년 안에 대한민국 안 들어간다고 나라 꼴을 너무 심하게 만든 것 같다.
5. 민주신당이 대선패배 후 당 쇄신방안으로 손학규를 당 대표로 내세우려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게 한나라당과 뭐가 다르냐며 반대한다고 하는데 난 생각이 다르다.
중도우파인 민주신당의 정체성엔 손학규가 딱이다.
속은 중도우파이면서 겉으론 개혁이니 진보니 좌파니 이 딴 소릴 하니까 사람들이 이제껏 헷갈린 거다.
그냥 손학규 내세워서 "우린 중도우파입니다. 극우 수구 꼴통 세력인 한나라당 보단 우리가 낫지 않나요?" 라고 묻는 게 솔직한 자세다.
6.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이자 엠네스티에서 선정한 양심수 김성환씨가 이번에 특별사면으로 석방되었다.
삼성특검은 이제 특검보를 뽑는 중이다.
이명박이 대통령 되고, 그 패거리들이 세상의 요직을 독점해도 역사는 전진해야 한다.
이건희 부자가 구속되면 김성환씨가 수감되었던 그 방에 수감되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