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블로그

선생을 가장한 개자식에게

solneum 2022. 2. 12. 11:45

(2007/04/25)


밥을 먹으며 KBS 뉴스를 보다가 숟가락을 집어 던지고 말았다.

해외로 수학여행을 가면서 아이들이 낸 경비로 선생님들이 거저 얹혀 가고, 학교와 여행사가 커미션을 나눠 먹으며, 여행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꾸역꾸역 밥을 씹어 삼킬 수 있었다.

뉴스는 계속 이어졌다.
한 학교에서 경제적 이유로 수학여행에 함께 가지 못하는 아이들 수가 70명을 넘고, 그들은 대부분 학교에 남아서 자율학습을 한다고 했다.
어느 학교는 해외 여행반, 국내 여행반 등으로 따로 가기도 한다고 한다.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얼굴을 가린 학생과 학부모의 한탄이 쏟아졌다.
"잠이 안 오더라구요. 솔직한 얘기로 애가 부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또 자기 자신은 얼마나 초라하겠어요."

이어지는 어느 학교 교감의 인터뷰, "위화감 조성이 되는건 아닌가요?" 라는 질문에
"어떤 집은 고기먹고 우리집은 고기 못먹는다고 시비거는 거랑 똑같은 거야 어떻게 보면..."

숟가락을 집어 던졌다.
그리곤 그 교감을 향해 신음하듯 한마디 내 뱉었다.

"야 이 개자식아. 넌 그 '고기'를 꼭 점심을 수돗물로 대신 떼우는 결식 아동 옆에서 먹어야 하느냔 말이다."

728x90